'완전히 새로움'과 '익숙한 데 다른 맛'의 차이
만타 브런치에서 '영화 대본으로 만들어 보았다'의 영상 소개글을 좋아해 주신 많은 분께 감사합니다!
코로나의 영향인지, 일하고 싶은 산업군의 특성인지는 몰라도 지난 반년 구직활동이 여의치 않았고, 유튜브에 영상을 매주 하나씩 업로드했습니다. TV 하고 영화를 좋아하다 보니 주제도 TV와 영화였고, 여러 잡설을 풀었죠. 마음 한 편에는 어떤 창작물의 리뷰가 아닌 제가 직접 만든 ‘오리지널’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늘 있었습니다. 그래서 콘티를 직접 그리고, 대본 리딩을 하는 ‘영화 대본으로 만들어 보았다’ 콘텐츠를 기획하고 진행했습니다. 최소한 제가 보는 영상 선에선 비슷한 형식이 없는 새로운 콘텐츠였습니다. 새 콘텐츠를 선보이고,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려 했죠. 그러나 신생 채널의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는 알고리즘에게는 아무런 시청 정보가 없는 콘텐츠였고, 시청자 유입이 없어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기도 힘들었습니다.
이에 다시 콘텐츠를 기획했습니다. 이번에는 ‘익숙함’을 키워드로 삼았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형식’ 보다는 유튜브를 많이 시청하는 사람들이 익숙하게 받아들일 형식을 바탕으로 제 시각을 조금 넣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마찬가지로 낮은 조회수이긴 하지만 업로드한 지 이틀 된 영상이 지난 2개월 동안 업로드한 영상보다 조회수가 배로 높습니다. 이 반응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가늠하긴 데이터가 너무 부족하지만,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이 제가 만든 영상을 봤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코로나는 끝나지 않았고, 제가 원하는 직종은 신입을 뽑을지조차 불확실합니다. 불확실함을 매주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며 달래곤 합니다. 신입을 뽑지 않는 시대에 유튜브와 브런치는 제가 스스로 신입이 될 수 있는 창구입니다. 여전히 채용 공고는 열리지 않지만 당장은 지난 몇 주간의 조회수보다 확연히 높은 이번 영상의 조회수가 기쁩니다. 취준에서도 그렇고, 제작하는 콘텐츠에서도 그렇고 ‘완전히 새로움’과 ‘익숙한데 다른 맛’의 차이는 꽤나 크다는 걸 느낍니다. 오늘도 둘 사이에서 고민하고, 그 중앙의 외줄을 타보는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