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예능 <네고왕>과 <발명왕> 리뷰
1. 프로그램 소개
최근 유튜브에서 공개하는 에피소드마다 화제가 되는 웹예능이 있죠. 바로 ‘네고왕’과 ‘발명왕’입니다. 출연자 황광희가 거리에서 의견을 듣고 회사 본사에서 결정권자와 소비자를 위한 협상을 한다는 ‘네고왕’과 출연자 정윤호가 거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해결할 발명을 한다는 ‘발명왕’은 달라스튜디오 채널에서 각각 금요일 저녁 여섯시 반, 화요일 저녁 여섯시 반에 공개되고 있습니다. ‘네고왕’과 ‘발명왕’은 어떤 매력으로 유튜브 시청자의 마음을 훔치고 있을까요? 저는 두 가지의 공통된 강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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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 1_밉지 않은 캐릭터
네고왕과 발명왕에는 프로그램 기획의도와 찰떡인 출연자들이 있습니다. 이 출연자들, 분명 자기 할 것만 하는데 어딘가 밉지 않습니다. 네고왕의 황광희는 웃으면서 누구에게나 하고 싶은 말, 싫은 소리 다 하지만 밉지 않은 캐릭터입니다. 저는 이 비결이 출연자가 선을 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하고 언성을 높이면 불편한 상황이 연출되기 마련이죠. 황광희의 이런 능력이 잘 보이는 장면이 ‘치킨 네고’편에 있습니다. 지나가는 시민에게 일상적인 질문을 한 후, “친구였으면 개소리 하지마라고 했을 텐데”라며 공감을 유도합니다. 그렇게 인터뷰를 이어나가다보니 시민들과 서로 장난을 치는 관계가 성립이 되었고, 시민의 멘트에 “개소리가 심하시네~”라고 리액션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전 빌드업이 있었기 때문에 ‘개소리가 심하시네’라는 말에 시민과 출연자, 제작진이 모두 웃을 수 있었습니다.
발명왕의 정윤호는 순수한 열정을 바탕으로 효율적이지 않아 보이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하는데, 그 열정이 밉지 않은 캐릭터입니다. 기본적으로 그 열정이 무해하기 때문이죠. 정윤호의 이런 능력은 발명왕 1편에서도 잘 나옵니다. 강화 길거리를 다니며 일상적인 것도 발명품이라며 신나하고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푸는 정윤호의 모습은 대충 살지 않는 캐릭터를 가진 정윤호의 모습과 자연스럽게 오버랩 됩니다. 누군가 아이디어가 번뜩이고 자기가 나서서 그 아이디어를 물건으로 만들고자 하는 건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죠. 자기가 스치듯 떠오른 아이디어를 남에게 디벨롭하고 만들기까지를 강요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정말 주변 사람들에게 미움 많이 받았겠죠. 발명왕 제작진과 정윤호는 이 포인트를 잘 집어냈다고 생각합니다.
강점 2_직설적인 화법
직설적인 화법은 출연자만의 화법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네고왕과 발명왕 두 프로그램 모두 직설적입니다. 흥미로운 건, 두 프로그램의 직설적인 화법이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네고왕의 직설적인 화법은 외부를 향합니다. 출연자가 거리에서 의견을 수렴해 거리의 요구를 기업의 결정권자에게 바로바로 얘기하는 방식이죠. 캐릭터를 잘 살려 BBQ 회장에게도, 로이드밤 사장에게도 거리낌 없이 요구 사항을 얘기합니다. 시청자는 출연자와 같은 편이 되어 출연자가 자기를 대신해 직설적으로 얘기를 하는 데에 시원함을 느낍니다.
반면, 발명왕의 직설적인 화법은 내부를 향합니다. 출연자가 거리에서 발명 아이디어를 풀어놓는데, 쓸모 있어 보이긴 한데 내심으로는 되게 쓸모없을 것 같습니다. 발명왕 제작진은 본심을 에둘러 표현하지 않습니다. 출연자를 향해 제작진이 가감 없는 리액션을 보이죠. 제작진의 리액션이 프로그램에 포함되는 건 워크맨, 네고왕에서도 공통적으로 보이는 요소지만 발명왕은 특히 신나게 발명품을 만드는 열정 캐릭터를 바라보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제작진의 리액션에 더욱 공감하며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최근 유튜브 콘텐츠를 보면서 가장 크게 웃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마지막 발명품 시연에서 발명왕으로 나온 권프로의 어머님이 정윤호의 행동을 보고 이마짚을 한 부분이었는데요, 아무 말 없이 손으로 이마를 짚는 그 모습에 진짜 몇 분을 깔깔 웃었습니다. 첫방도 큰 웃음을 가져다주며 전혀 미약하지 않았는데 발명왕 정윤호의 눈에는 미약해 보였나봅니다. 열정맨이 보장하는 창대한 막방,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직설적인 영상 화법과 이에 어울리는 편집 방식, 그리고 밉지 않은 출연자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웹예능 네고왕과 발명왕. 둘 중 네고왕 최신 편 댓글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네고왕은 광고가 들어오기 매우 용이한 프로그램 구성을 가지고 있죠. 거리 위의 소비자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는 현 콘셉트를 확실하게 유지하여 나중에는 단순히 기업의 프로모션을 소개하는 쇼로 변모하지 않길 바랍니다. 밉지 않게 다른 사람에게 직설적으로 말할 수 있는 출연자와 프로그램 형식이 더 빛날 수 있도록요. 첫 에피소드부터 유튜브에 큰 족적을 남기고 있는 네고왕과 발명왕! 정말 수많은 콘텐츠가 매일 같이 쏟아지는 유튜브 생태계에서 롱런하는 예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