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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타 Sep 02. 2020

매력 발산 성동일, 김희원, 여진구의 '바퀴 달린 집'

비슷비슷했던 tvN 예능 스타일의 변주

1. 프로그램 소개

tvN 목요 예능 ‘바퀴 달린 집’은 출연자 성동일, 김희원, 여진구가 바퀴 달린 집을 타고 전국 여행을 다니며 소중한 이들을 초대해 같이 시간을 보내는 프로그램인데요, ‘바퀴 달린 집’만이 가진 재미를 인정받으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바퀴 달린 집’은 움직이는 집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있지만 예능적 재미를 자아내는 본질은 tvN 예능에서 자주 보던 것입니다. 바로 ‘여행 가서 음식 만들고 먹기’죠. tvN 예능 중에서 이 틀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 참 많습니다. 삼시세끼 시리즈, 윤식당 시리즈, 강식당 시리즈, 스페인 하숙, 현지에서 먹힐까, 미쓰 코리아, 여름방학까지. tvN에서 낯선 장소에서 음식 만들어 먹기라는 기본 틀은 수많은 변주를 거쳤지만 바뀌지 않았고, 일부 시청자는 매번 비슷한 소재에 눈길이 가지 않는다는 반응도 보였습니다. ‘바퀴 달린 집’도 다른 tvN 예능들처럼 여행 가서 음식 만들어 먹기의 틀을 가지고 있는데, 왜 시청자들이 지루함을 느끼기보단 새로운 재미를 발견할까요? 오늘은 ‘바퀴 달린 집’이 사랑을 받는 이유와 왜 예능 프로그램은 초반에 자리가 잡히지 않더라도 지켜봐야하는지를 프로그램의 매력 두 가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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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 1_색다른 캐릭터와 색다른 게스트

‘여행을 가서 음식을 만들어 먹기’라는 틀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성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퀴 달린 집’은 ‘누가 여행을 가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가?’라는 질문으로 새로운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타 예능 프로그램에 많이 노출되지 않은 출연자를 섭외해서 신선함을 환기시키죠. 출연자들의 캐릭터도 역할이 잘 부여돼 있으며 조화롭습니다. 성동일은 뛰어난 요리 실력과 다양한 경험, 전국의 수많은 인맥을 바탕으로 ‘바퀴 달린 집’의 중심을 잘 잡아줍니다. 김희원은 베스트 드라이버이자 리액션 부자입니다. 상대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해본 적이 없어서 ‘바퀴 달린 집’에서 처음 경험하는 게 많고, 그 순간의 감정을 잘 표현합니다. 김희원은 성동일과 같이 있을 때 케미가 특히 좋습니다. 성동일이 액션을 취하면 김희원이 리액션을 받는 식의 흐름이 형성되어 있죠. 여진구는 열정 넘치는 허당 보조입니다. 허당끼가 있지만 손님들을 잘 대접하기 위해 사전에 많은 준비를 해오고 선배들을 잘 보조하여 바퀴 달린 집이 잘 굴러가도록 합니다.

출연자만 예능 프로그램에서 신선한 얼굴들이 아닙니다. 출연자들과 각종 작품으로 인연을 맺은 게스트들 역시 호화롭지만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얼굴을 비추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공효진, 아이유, 이정은, 엄태구, 하지원 등 타 예능 프로에서 보기 힘든 사람들이 이미 친한 출연자와 케미를 보이며 여행지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모습은 같은 틀을 가진 프로그램과 다른 재미를 자아내죠. 시청자에겐 새로 등장한 예능 캐릭터들에게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했고, 예능을 많이 했던 출연자들이 아니기에 출연자들도 프로그램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거쳐 ‘바퀴 달린 집’은 안정적인 재미를 뽑아내죠. 새 프로그램, 새 캐릭터, 새로운 재미는 자리 잡을 시간이 필요합니다.


매력 2_바퀴 달린 집

‘여행 가서 음식 만들어 먹기’에 새 캐릭터들로 ‘누가’라는 요소가 붙었다면 바퀴 달린 집은 ‘어디서’라는 요소를 추가해줍니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우리 집 앞마당이 된다는 말은 매번 다양한 경관을 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어디서나 우리 집이 존재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낯선 공간과 익숙한 공간이 공존하는 거죠. 이동에 용이하게 최소한의 역할을 수행하는 바퀴 달린 집은 매번 만나는 낯선 공간을 익숙한 우리만의 공간으로 묶습니다. 매번 익숙한 공간에서 음식을 만드는 건 이미 삼시세끼에서 수많은 시즌동안 시청자에게 보여줬습니다. 시청자와 출연자에게 익숙한 공간을 최소화시키고 다양한 풍경을 시청자에게 보여주는 건 좋은 선택이었죠.

그런데 최소한의 공간은 편의성이 떨어지다 보니, 출연자들이 이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바퀴 달린 집’ 초반, 출연자들이 타프 치기도 힘들어하자 게스트였던 라미란이 나서서 시범을 보이죠. 손님을 불러놓고 우왕좌왕하는 주인은 재미 요소가 될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는 요소는 아닙니다. 손님이 답답해하는 것도 한 두 번일 테니까요. 그렇지만 회가 거듭할수록 출연자들은 능숙해져서 이젠 베이스캠프 마련에 큰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니 여행지 체험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고, 시청자 입장에서는 더 다양한 볼거리를 ‘바퀴 달린 집’을 통해 볼 수 있게 되었죠. 이 과정도 프로그램이 자리 잡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었습니다.     

‘바퀴 달린 집’은 ‘여행 가서 음식 만들어 먹기’를 살짝 비틀어 새로운 예능 캐릭터들이 바퀴 달린 집을 타고 여행 가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프로그램이 되었습니다. 시청자에게 익숙하지만,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는 예능이 된 거죠. ‘바퀴 달린 집’은 예능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기 위해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사실도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씨앗을 심자마자 꽃 피지 않았다고 땅을 갈아엎어서는 안 되죠. 그 덕에 ‘바퀴 달린 집’은 안정적인 재미라는 꽃을 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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