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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w Jan 26. 2022

아마추어지만 쫌 합니다.

색소폰에 대한 편견과 오해 1(이름부터 정확히 알아야죠!)

색소폰에 대한 편견과 오해 1


 사람들은 색소폰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게 뭘까? 뽕짝? 트로트? 아니면 소음에 가까운 큰 소리? 케니지의 감미로운 소리? 은퇴하신 아버지께서 배우는 악기? 어쩌면 우리는 색소폰이라는 악기를 제대로 연주하는 모습은 접하지 못하고 잘못된 편견을 먼저 가지게 된 건 아닐까?

 색소폰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러한 편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 또한 이러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지만 악기를 배우는 과정을 거치면서 색소폰에 대한 매력이 더 많은데 편견, 오해로 인하여 색소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색소폰에 대한 사람들이 가진 편견과 오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그러면서 편견과 오해를 풀어내고 색소폰의 매력을 제대로 전달하고 싶다.

 

1. 색스폰 아니죠~ 섹소폰도 아니죠~ 색!소!폰! 입니다.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얘기는 바로 악기의 정확한 '명칭'에 대한 것이다. 주변 지인들이 내가 색소폰을 배우고 있는 것을 알기 시작하면서 가끔 악기는 잘 배우고 있는지 연주하는 실력(?)은 어느정도가 됐는지 궁금해 하고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있는데 악기 이름을 정확히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색스폰이라 발음하는 경우는 경상도 사람들이라 그럴 수 있다고 이해는 하는데 '피리'라고 하는 사람, 심지어 '나팔'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ㅠㅠ 보통 다른 악기들은 인류의 역사만큼 오랜 세월을 거쳐서 발전과 개량을 반복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에 누가 언제 어떻게 그 악기를 만들기 시작했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특이하게도 색소폰은 누가 언제 어떻게 만들었는지 명확한 악기다.

 간단히 설명을 하면 색소폰은 1840대 초기 벨기에 사람이었던 '아돌프 삭스(Adolphe Sax)' 라는 사람이 개발을 했고, 그래서 이 사람의 성을 따서 'Saxophone' 이라고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수많은 악기 중에서 악기를 처음 만들었던 사람의 이름을 가진 악기는 '색소폰'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악기를 개발한 Sax의 노고를 기리는 의미에서라도 '색소폰' 이라는 정확한 이름으로 불려졌으면 한다.


Adolphe Sax(출처 : 위키피디아)


2. 나이드신 분들이 배우는 악기

 이건 조금 점잖은 표현이고 어떤 사람들은 '노땅들이나 배우는 악기' 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나이드신 분들이 공원이나 다리밑과 같은 곳에서 혼자 큰소리로 연습을 하시거나 은퇴하신 부모님들이 많이 배우는 악기이기 때문인 듯하다. 지금 다니고 있는 학원에서도 내가 가장 나이가 어리며 나보다 어린 사람이 학원을 다니는 것을 본 적이 없다ㅜㅜ 그리고 학원생들의 연배가 50~60대가 제일 많은 것을 보면 이런 편견은 어느정도 사실인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색소폰이라는 악기가 올드한 악기이거나 구닥다리 악기라는 뜻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편견을 가지게 되는 이유는 아무래도 연령층이 높은 사람들에게 색소폰이 인기가 많기 때문인데 그러면 색소폰이 왜 나이 많으신 분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일까?

  첫째, 악기를 배우고 싶은 로망을 실천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현재 은퇴를 전후한 시점에 계신 분들은 대부분 젊은 시절을 치열하게 살아오시면서 가족을 위해 희생을 하는 삶을 살아오셨는데 은퇴를 전후로 시간적으로나 금전적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인생에서 가족이 아닌 당신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시는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악기를 배운다는 것은 누구나가 꿈은 꾸지만 실천은 하기 힘든데 더 늦기 전에 악기를 배우시려고 도전하시는 것이다. 그런데 수많은 악기 중에서 늦은 나이에 배우려면 아무래도 배우기가 쉽고 대중적인 악기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데 색소폰은 아주 좋은 선택이 된다.

 바로 두번째 이유, 색소폰은 배우기 쉬운 악기이기 때문이다. 색소폰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악기인 리코더와 같이 손가락을 잡는 위치가 왼손, 오른손 구분되어 있고 그 위치가 고정되어있다. 입으로 소리를 내는 법만 익히면 손가락으로 음을 조절하는 것은 어렵지 않고, 쉬운 곡은 금방 연주가 가능하다. 반면 피아노, 기타, 바이올린과 같은 악기는 손가락을 누를 곳이 많고 그 위치가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악기를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마지막 세번째 이유는 색소폰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화할 수 있는 음색을 가졌다는 것이다. 색소폰은 금관악기의 특성이라 할 수 있는 금속으로 된 몸체를 가졌고, 목관악기인 클라리넷과 비슷한 마우스피스와 리드를 사용해서 소리를 내는데 그러다 보니 금관악기의 파워와 목관악기의 감미로움을 다 표현해 낼 수 있는 양면성을 가졌다. 그래서 그런지 색소폰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모두 찰떡처럼 소화할 수 있는 음색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클래식, 재즈, 팝송은 물론이고 클럽음악과 댄스음악도 소화 가능하고 한국인의 정서가 가득한 트로트도 완벽히 소화해낸다. 특히 트로트를 소화할 수 있는 악기가 많지 않은데 트로트를 좋아하시는 연령대에서 색소폰을 많이 배우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색소폰은 나이 드신 분들이 가장 많이 배우시는 악기가 되었던 것 같은데 그 말은 색소폰만큼 대중적이고 배우기 쉬우면서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악기는 없기 때문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악기를 배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높은 악기라고 생각된다.



 색소폰이 얼마나 다양한 음색을 가진 악기인지 알 수 있는 영상들을 몇개 소개해본다.


<맑고 감미로운 음색의 클래식 색소폰>

https://youtu.be/fooqsF4Pt_s

러시아 색소포니스트 '니키타 지민'의 클래식 연주(출처 : https://youtu.be/fooqsF4Pt_s)


<팝, 댄스도 가능한 색소폰>

https://youtu.be/bIJ1KBOdbX8

Lucy chops 뉴욕 지하철 버스킹 영상(출처 : https://youtu.be/bIJ1KBOdbX8)


<현대적인 음악과도 어울리는 색소폰>

https://youtu.be/89_KXT5ztTU

Jimmy Sax의 'No man No cry'(출처 : https://youtu.be/89_KXT5ztTU)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음악이라고 생각이 될텐데 바로 공유가 모델로 나온 '테라' 맥주광고에서 나왔던 곡이다.


<BTS의 노래도 소화 가능합니다!>

https://youtu.be/OEltEgDv-Zs

BTS의 노래도 소화 가능한 멜로우키친의 소우주(출처 : https://youtu.be/OEltEgDv-Zs)


 이 정도면 색소폰은 나이든 사람들이나 배우는 악기라는 오해가 좀 풀렸는지 모르겠다. 다음 글에서 색소폰에 대한 편견, 오해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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