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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영 Oct 06. 2022

이쁜 나, 사랑스러운 당신, 따뜻한 소통

셋넷 감수성 이야기 3


나라는 존재 안에는 외부 환경과 타인의 삶들로 형성되는 수많은 내가 있다. 내 안의 ‘나’ 들이 일상에서 만나고 소통하는 사람들은 사랑하는 대상과 살아가는 방식이 다 다르다. 그래서 건강하고 따뜻한 감수성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름과 차이의 생명 그물망’이어야 한다. 분단으로 대립하는 개인과 집단들을 이어 줄 생명줄이 감수성이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계와 소통으로 형성되는 감수성은 연결되어 있어서 나의 감수성이 타자의 감수성과 긴밀하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일상에서 상호 의존성을 구체적으로 느끼는 것이다. 자연현상에서 보듯 상호 의존적 존재들의 본질은 다양성이다. 다양성은 차이와 인정과 존중으로 공존한다. 감수성은 낯설고 어설픈 관계를 성숙하게 이끌 수도 있고, 조커처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병들게도 한다.       


감수성이 뭐냐고 셋넷학교 졸업생 철만이가 궁금해한다. 감수성 연습과 훈련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해한다. 감수성은 자기 내면의 힘을 알아차리고 의심하지 않는 마음의 텃밭이다. 일상에서 자신을 사랑하는 지속적인 기운이 감수성이다. 자신을 존중하지 못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사회와 집단이 제시하는 중심과 표준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에게 화가 나고 초조해한다. 비교하고 비교당하며 생겨난 부정적인 기운들이 일정 기간 지속되면 타자를 향한 미움과 분노로 드러난다. 결국 열등감의 노예로 살게 된다. 열등의식에 사로잡힌 자들이 지어내는 삶은 강자와 약자를 구분하고 가진 자와 가난한 이들을 분리한다. 강자와 가진 자를 선망하고 그들이 성취하는 힘에 전적으로 복종한다. 복종의 대가로 생겨난 우울하고 모멸스러운 감정들을 약자와 가난한 이들에게 이유 없이 전가한다. 이러한 악순환이 우리 사회 차별의 본질이다. 영화 <펄프픽션>이 묘사하는 사회처럼 맹목적 권력을 향한 온화한 폭력과 표리부동表裏不同한 소통들로 병든 모습이 내가 경험한 우리 사회 풍경이다. 



* 셋넷 창작극 5 '이제 그 풍경을 사랑하려 하네!' (2011 광주 5.18 대동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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