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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영 Oct 03. 2022

이쁜 나, 사랑스러운 당신, 따뜻한 소통

셋넷 감수성 이야기 2


한 사람의 행복한 소통은 어떻게 가능한가. 나와 타자가 따뜻하고 평등하게 소통하려면 무한경쟁으로 소외된 개인과 낡은 이념으로 병든 집단 간의 소통을 이어 줄 생명줄이 필요하다.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기존의 집단 권력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아야 한다. 권력을 탐하는 이들은 소통보다는 일방적인 강요를 통해 공공公共의 정의正義와 이익을 조작한다는 것을 역사에서 반복적으로 경험한다. 행복한 소통 건강한 소통은 자신 안에서 욕망하는 수많은 나들을 살피는 자기 돌봄에서 시작된다. 긍정적인 자기 성찰은 나와 이해관계로 얽힌 타자들에 대한 적대적인 시선과 태도를 인정과 배려로 변화시킬 것이다. 

존재가 행복해지는 소통, 일상에서 평화로운 소통은 혼자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타자와의 관계성에서 비롯된다. 소통이란 '외부 자극을 받아들여 내 것으로 느끼는 능력'(함지훈)이다. 개개인이 세상과 맺는 소통 역량을 감수성이라 하고, 감수성의 깊이와 섬세함에 따라 그 사람의 공감共感 능력을 가늠한다. 자극은 1차적으로 사람이나 사물이거나 자연현상 등 자신의 밖으로부터 오기 때문에 감수성은 외부 세계에 대한 개개인의 감각이나 이해력이라 할 수 있다.     

 

개교 이후 일관되게 지켜온 소통의 이유와 감수성의 대상은 단연 사람이었다. 셋넷 학교의 또 다른 이름은 [한 사람의 행복을 위한 학교]다. 셋넷은 2003년 세웠지만 이듬해 교회에서 쫓겨나 거리에서 시작했다. 우리를 쫓아낸 교회란 건물이 아니고 사람이었다.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 매일 선택해야 하는 일상 때문에 인간관계는 걱정과 불안의 영역이 되었다. 믿음의 공동체 사람들에게 학교가 상처를 받았던 것처럼, 셋넷에서 만난 분단의 청소년들이 품고 있던 불행과 아픔은 사람들 때문이었다. 

한 사람의 삶은 가족 친구 연인 타인으로 관계 그물망이 엮이면서 성숙하지만, 모든 관계와 소통이 소용돌이치는 곳은 그 사람의 몸이다. 이렇듯 감수성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시작되기에 외부 사람이나 사물에 앞서 내 안의 수많은 나들과 세심하게 소통해야 행복의 터전을 다지게 된다. 자신이 은밀하게 느끼는 자극이나 숨겨진 감정들을 정직하게 살펴야 감수성이 건강해진다. 그렇게 때문에 감수성은 ‘나를 살피고 나와 다른 이들에 대한 이해와 수용을 구체화하는 일상의 마음 짓과 몸짓’이라 할 수 있다.      



* 국제평화봉사활동 '평화야 놀자!' (2007 네팔 카트만두 인근 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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