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넷 감수성 이야기 1
‘세상이 점점 더 미쳐가고 있다.’ 영화 조커의 첫 장면 대사다. 그를 미치게 했던 세상의 문제는 소통이었다. 소통에 서툴렀던 평범한 시민이 비뚤어진 소통으로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가 <조커>다. 납득하기 힘든 파괴적인 소통으로 일그러진 사람들이 매일 뉴스에 등장한다. 분단이 만들어낸 극단적인 진영陣營 사회에서 존재감을 상실한 개인들은 자기 멸시와 타인에 대한 미움으로 생존한다. 끝나지 않은 전쟁, 한국전쟁의 비극은 분단이 지속되고 고착되면서 생생하게 현재화되고 있다. 한반도의 분단은 사람과 공간의 소통이 강제로 끊어지고 분리되어 생겨난 집단 병리현상의 뿌리다.
분단으로 병든 한반도에서 평화를 상상하고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을까. 나와 당신이 일상에서 얼마나 행복한지를 실감하고 행복을 실현시킬 방안과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을 때 가능하다. 삶은 소통을 통해서 건강하게 지속된다. 뭘 먹어도 맛을 느낄 수 없고, 먹고 나서 소화를 시킬 수 없는 고통이 지속된다면 쥐고 있는 권력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불면의 밤들을 뒤척이다 핏발 선 눈동자로 새벽을 맞이한다면 지닌 재물과 명예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렇듯 생을 마칠 때까지 내 몸에서 수시로 일어나는 소통은 막힘없는 순환을 갈망한다. 순환은 내 안의 수많은 욕구들이 외부와 소통하려는 적극적인 생명 의지다. 무시했던 일상의 욕구들이 삶을 신선하게 해 줄 존재의 소통이라는 것을 알아차려야 일상이 평화로울 수 있다.
*온몸으로 셋넷과 함께 했던 셋넷 자원교사 정영수의 환한 웃음.. 2005년 여름 변산바다 셋넷캠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