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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영 Oct 10. 2022

이쁜 나, 사랑스러운 당신, 따뜻한 소통

셋넷 감수성 이야기 4


분단으로 대립하는 두 나라가 상대방을 누르고 가두겠다는 강박으로 생겨난 ‘집단 열등감’이 우울한 풍경을 채우고 있다. 감수성은 집단 열등감에 대항할 개개인의 평화의 도구다.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시대에 태어나 적응해야 하는 제도 교육과 사회화와 관습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개인이 얼마나 될까.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너머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소통해야 하는 마지막 대상은 시대다. 나와 당신이 살아가는 시대는 녹슨 분단으로 고통받고 있고, 참회 없는 일본과 친일파 후예들의 탐욕이 멈추지 않는다.(영화 <콜리니 케이스>를 보라) 우리가 사는 지금 여기와의 정상적인 소통을 외면하고, 이 시대를 내 삶으로 성찰하는 감수성을 숨긴 채 순종하며 살아가면서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온몸에 분단을 새긴 채 목숨 걸고 먼 길을 온 철만이에게, 잘 사는 대한민국에 왔으니 더 이상 불행하지 않다고 답할 수 없는 부끄러움이 있다. 분단된 반쪽 나라에서 다양한 국적과 문화적 배경을 품은 사람들이 섞여 살면서, 신분과 피부와 지역과 국가로 차별하고 경제력으로 구분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구분과 차별의 1차 희생자들은 북조선 출신 이주자와 못 사는 나라 이방인들이겠지만 자신과 가족이 최종적인 불행의 수혜자가 될 것이다. 분단으로 생긴 미움과 증오로 존재의 이유를 찾던 우리가, 지역과 이념으로 갈라져 철책 건너 풀지 못했던 분노를 서로에게 전가시키고 있지 않은가. 누구를 원망해야 할지 모를 분노에 휩싸여 남과 시대를 탓하다 지친 사람들이, 결국 초라한 삶에 대한 원망을 만만한 자기와 죄 없는 가족에게 돌리게 된다. 행복하게 살고자 한다면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타인을 존중하는 삶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가까운 사람들과 서둘러 감수성 훈련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나를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 국제청년 교류 문화활동 (2012 일본, 셋넷과 한신대 사회학과, 그리고 나가사키대학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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