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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영 Oct 20. 2022

우린 모두 연결되어 있다 2

평화를 연습하고 감수성을 훈련하는 대안학교


따로 또 같이 평등한 관계의 그물망 짜기     

셋넷은 ‘따로’와 ‘같이’가 관계 맺으며 만들어 간다. 집단과 관습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따로’의 존재를 되찾고, ‘따로’의 권리를 회복하자는 선언이다. ‘따로’는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존재다. ‘같이’는 평등하고 따뜻하게 소통하는 ‘따로’들의 그물망이다. 집단을 가치의 중심에 세우면 이념이나 집단 이기심이 개입하고 개인은 분열된다. 개인과 공동체를 대립시키거나 목적과 수단 관계로 설정하는 근대화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건강한 개인들의 연대망이 ‘같이’의 삶이다. 혼자로 남아도 좋고 모여서 근사한 일들을 벌여도 좋다. 미움과 욕심으로 서로를 다치지 않고 어울려 사는 삶의 방식을 부단히 연습한다. 


셋넷은 인간과 세상을 관계의 그물망으로 바라본다. ‘서로가 서로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은 한 생명이 다른 생명 안에서 다시 태어난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마이어 아비히)’ 관계는 다름과 차이를 품는다. 다름과 차이가 없다면 애초에 관계란 성립되지 않는다. 다양하고 신비한 존재들의 다름과, 상황과 입장에서 비롯된 차이들 때문에 세상의 모든 관계는 살아있다. 다름과 차이는 제한과 조건과 차별이 없을 때 건강하다. 사람과 사물과 국가와의 다름과 차이를 존중하고 존중받을 때 평화롭다.     

 

비언어적 방식으로 세상 읽기     

개인의 몸들을 살리려는 셋넷의 문화 작업은 교양교육이라는 틀 안에 머물지 않는다. ‘문화예술교육’은 각자에게 익숙한 소통을 넘어서서 제3의 소통방식을 찾는다. 다름과 차이들을 이해하려는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실천이다. 자신 안에 잠재되어 있는 다양한 재능들을 발견해가면서 멈췄던 꿈 꾸기를 다시 시작하도록 일깨운다. 셋넷 문화예술교육은 강을 건너면 필요하지 않은 뗏목과도 같다. 행복한 삶의 방식들을 되찾게 된다면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는 일상을 살 수 있다.     

 

일상의 공간이 배움터     

직접 체험은 몸이 구체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다. 타인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셋넷의 배움들 ‘여행’ ‘현장체험학습’ ‘커리어스쿨’은 기성세대가 고집하는 소유와 구별의 지식을 전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사람과 사물과 관계들을 그대로의 모습으로 이해하고 인정하려는 삶의 방식을 배우고 연습한다. 배움은 머리로 외우고 분석하는 것이 아니다. 몸으로 느끼는 것이다. 셋넷은 오래된 교실과 완고한 책을 넘어선다. 생활 현장에서 몸으로 체험하고 내 일상의 언어로 변화시킨다.      


뚜벅뚜벅 당당하게! (세상 속으로사뿐사뿐 유연하게! (세상 밖으로)     

셋넷은 승리를 위한 게임 능력과 1등을 위한 경기 감각을 익히지 않는다. 성공을 향해 비교하고 셈하는 인생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 않는다. 셋넷은 넉넉하고 따뜻한 놀이의 삶을 연습한다. 자족적인 삶의 태도를 훈련한다. 불안해하며 모방에 급급한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쉼 없이 나를 삶의 중심에 세운다. 나만의 고유한 표현과 나다운 감정을 드러내는 일상의 소통을 놓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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