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과를 나온 엄마는, ”이과는 가고 싶다고 가는 게 아니라, 갈 수 있는 사람이 가는거야. 너는 글을 잘 쓰잖아“라고 하며 문과를 적극 추천했다(이과 가는 걸 반대하셨다)
그 선택을 조금 후회한다. 젊을 때 고생해야 나중이 편하다는데..
내가 가진 아이디어에 어떤 확신도 없었기 때문에 일단 내가 다 해보기로 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대학원을 준비하는 백수이기 때문에 시간을 내려면 충분히 낼 수 있었다. 젊을 때는 배우는데 돈 쓰는 걸 아끼지 말자!라고 다짐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더 필요할까?
걱정만 하며 무거워진 몸뚱이를 침대에서 일으키기만 하면 될 일이었다.
나는 먼저,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개발 강의를 찾아나섰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거의 모든 강의가 다 온라인 강의였다. 하지만 나는 안다. 책으로 하는 독학으로는, 온라인 강의로는 절대 내가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선생님을 구하는데, 꼬박 일주일이 걸렸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비대면 강의들은 거의 일대일 강의로 진행되었다. 그래서 강의 시간당 가격상승률은 피할 수가 없음은 물론이고, 강사가 할 수 있는 강의량에도 제한을 받았다. 강의가 가능하다고 써져있어도, 막상 연락을 해보면 스케쥴이 안 난다고 거절당하거나, 답이 없거나, 수업이 취소당했다. 그래도 결국 구했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우리 프로고민러들을 위해 내가 어떤 조건을 따지고, 어떤 사이트에서 선생님을 구했는지 다음 포스트에 정리해 소개하겠다)
일주일간 발품판 결과 나는 프로 개발자이시만, 시간당 수업료가 비싸지 않은 강사님을 찾았다.발품을 파는 동안 수 많은 수업 소개서를 읽었고, 리뷰를 읽었다. 튜터들이 작성한 커리큘럼을 읽는 것은 꽤 흥미로웠다. 현/미래 개발자들의 인사이트에 대해서 알 수 있음은 물론이고, 내가 어떤 개발 언어를 배워야겠다 결정하는데에도 도움이 되는 등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나의 취미 중 하나는 이런 취미/강의 플랫폼을 구경하는 것이다. (남들이 쉴 때 배민으로 메뉴를 보면서 쉬듯이 나는 탈잉으로 수업을 보면서 쉰다) 수업 이름만 읽어보는 것으로도 '와 이런 세계도 있구나.' 라고 느끼게 만들어준다. 스티브 잡스는 인생은 상관없어 보이는 점들을 이어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나는 여러 세계를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이후 나의 미래의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실제로 꽤 많은 수업을 수강하기도 했다. 많은 것을 알게 되는 것은 인생을 보다 흥미롭게 만들어준다. 여러분에게도 나의 취미를 꼭! 추천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