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말을 많이 할 수 있는 사람을 난 살면서 몇 명 보지 못했다.
나는 하루 종일 말하고 집에 돌아가서 침대에서도 중얼거리다 잘 때가 있다.
하지만 요즘엔 조금 더 들으려 한다.
입을 잠깐만 쉬게 하고 귀를 작동시키면 소극적인 사람들도 다 이야기꾼이 된다.
나랑 다를 것 없이 열정과 야망과 고통과 표현 욕구가 있다.
전혀 다를 것이 없다.
사람이 이야기를 하게 놔두다 보면 자신의 아픔도 이야기하곤 한다.
그러면 느끼게 된다. 이 사람 참 강하구나. 이 사람도 싸우고 있구나, 정말 어려운 싸움을. 매일매일.
그렇게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 듣고 보면
모두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길거리에서 낄낄 거리는 20대 초반 애들도,
할머니들도,
넥타이를 맨 직장인도.
부정하고 싶을 수도 있겠지만 모두가 고통을 안고, 잘 숨기고 산다.
부끄러워서,
남에게 피해 주기 싫어서,
공개했을 때 자신한테 불리함이 찾아올까 봐 겁나서.
나만 아픈 것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