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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회사원H Apr 17. 2024

그대들의 오늘은 안녕하신가요?

피할 수 없을 땐... 어쩔 수 없이 맞서야 한다.

버리는 카드는 누구도 줍고 싶지 않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주어 써야 한다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해야 한다.





"이미 다른 곳 가려고 물밑작업하고 있는 거 아냐?

같은 동종업계에 가기만 해. 좋은 말 절대 안 해줄 거야.

다른 에 가면 다를 것 같아? 회사 다 똑같아.

잘하고 있어 지금처럼만 해주면 되는데? 관두는 거 안 말리는데..."


'아니야! 그건 당신 생각이고. 아무도 하지 않으려 잡일 따위만을 원한 건 아니었어. 이력서에 적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나 자신은 아닌데 잘하고 있다는 가스라이팅 아닌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본부장이 본인이 받은 메일 하나를 포워딩하더니 메일에 있는 업체에 연락을 하여 해당회사의 제품을 달라고 요청해서 받으면 우리 회사의 프로그램을 설치해 놓으라고 하였다.


받은 제품에 프로그램을 설치한 후 본부장에게 전달해주고 나니 갑자기 업체담당자 미팅에 참석하여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해 드리라고 하였다.


그러더니 얼마 후, 대표가 그 업체와 박람회를 진행한다고 했다며 이야기를 전해왔다.

형식도 갖추어지지 않고, 대충 만들어진 계약서와 협력사로 계약을 한다는 이야기와 계약서에는 심지어 대표님 이름도 잘못 기재되어 있었다.


협력사 담당자와는 답답하게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


연락을 주겠다고 하고 연락이 안 오고 연락을 하면 바쁘다고 다시 연락 주겠다고 끊고, 메일 보내서 회신을 요청해도 답이 없고... 소통이 되지 않아 답답하였지만, 날짜는 다가오고 어떻게든 나는 지원할 사항을 나 홀로라도 진행해 나가야 되는 상황이었다.


해당 협력사에서 진행하는 행사를 지원해야 된다는 말을 전달받은 게 다였는데, 날짜는 다가오고 나 홀로 배당받은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쪼아가며 반쪽짜리 서비스 화면을 만들어 나갔다. 


매일 반쪽짜리 쪽대본을 쓰고 있는 것 같은 답답한 상황이었다.


다시 생각해 봐도 이런 서비스는  다시는 진행하고 싶지 않다.


나는 적어도 내가 돈을 주고 직접 쓸  있을 정도는 되고 가족에게 추천할 정도의 서비스를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본부장이 같이 진행하라고 인벌브 한 옆자리 부서원(콘텐츠디자이너) 있었으나 실질적으로 해당 업체와 진행하는 부분에서는 도움은 되지 못했다.


정상적으로 되던 프로그램이 행사 전 날 갑자기 안되어 발을 동동 구를 때도 도와달란 말을 무시한 채로 당장 급하지 않은 자신의 업무인 홈페이지 작업 중이었다.


행사에 참여하는 업체는 두 곳이었고, 업체 한 곳은 프랜차이즈 담당자가 별도로 있는 상황이라 준비가 많지 않았다. 

(업체에 메일을 드려서 업체끼리 서로 연결만 해드리면 처리가 되는 간단한 상황이었음.)


행사 전 날, 본부장과 같이 행사인력에 인벌브된 옆자리 같은 부서원과 함께 행사장에 미리 시연할 작업물을 최종 설치하러 가는 길에 앞자리에서 운전을 하던 본부장과 옆자리 부서원이 대화를 나누던 중 반쪽짜리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속으로는 제발 뭐라고 해도 좋으니 행사가 끝나고 나서 말해라. 그때는 당신이 뭐라고 해도 내가 다 받아줄게. 나도 이제 더 이상 당신 밑에선 일을 못해먹겠으니까... 라며 속에서는 천불이 끓었다.


뻔하게 왜 시작일인지 알고 있는 본부장이 지적질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전산팀에서는 지원을 많이 할 수 없으니 최소한으로 지원을 받았는데, 왜 최소한으로 했냐.

그래도 시간이 있지 않았냐.

안 되는 부분은 나한테 말하지 그랬냐.

남핑계 대지 마라, 왜 네 멋대로 했냐 반쪽짜리가 의미가 있느냐.

대표가 하라고 했어도 네가 아니면 하지 말았어야지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몇 번이나 반쪽짜리라 진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지속적인 개인적인 의견을 말했던 건 내가 아니었나?

그리고, 대표가 하라면 해야 되는 게 사회생활이 아닌가?

내가 안 하고 싶다고 안 할 수 있는 부분이었으면 행사참여는 바로 가차 없이 접어야 했다.


속으로 흐르는 눈물 삼키고, 감정이 태도가 되지 않게 주최 업체담당자보다 더 열심히 지원에 참여하며, 주말에도 홀로 방문해 가며 3일간의 일정이 별 탈 없이 무난하게 끝이 났다.

(시스템 점검을 수시로 하며, 상황을 체크하였다. 최대한 개발된 부분까지 관계자들 눈에 띌 수 있도록!!)


이번일을 하면서 어떻게 해야 박람회나 시연 시 제품들을 눈에 띄게  디스플레이할 수 있을지와 뭐가 부족했고 또 뭐가 필요한지를 깨닫게 되었다.


완벽하게 준비가 되어 있으면 잡을 수 있었을 기회들을 놓친 건 아쉽지만...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으니까. 

다음이 있다면 정말 확실히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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