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군함도>에 관한 논문을 읽고 있던 중에, 일본 군가 <동기의 사쿠라(同期の桜)> 부분을 보던 때가 생각난다. 이 노래는 '다이아타리(体当たり)', 즉 '특공(特攻)'을 다룬 노래다. <군함도>가 시대상을 반영하려면 일본 군가를 극중에 넣을 수야 있는데, 1절을 넘어서도 계속 노래가 나오고 자막까지 친절하게 달아준 것을 보니, "너무 길다"는 느낌 정도였다.
그런데 <동기의 사쿠라(同期の桜)>대한 한국 네티즌들과 일본 네티즌들이 각각 설명이라고 달아 놓은 것이 너무 달라서 이것도 꽤 재미있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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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나무위키): 영화 군함도에서 일본군들이 <동기의 벚꽃>을 부르는데, 이들이 착용한 약모는 일본 육군 약모다.[1] 육군이 일본 해군 항공대 군가를 부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거기에 군가인데 왠지 사기업인 광업소 직원들이 열심히 부른다. 전시체제 하에서 군가나 전향가 등을 민간에서 즐겨부르는 경향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디에나 있는 유행이고, 특제 군국주의의 극단으로 치닫던 패망직전 일본이라면, 그것도 군인들이 상주하는 광업소 노무자들이라면 못부를 것은 없긴 하나 해군 관할이 아닌 하시마에서 일본 육군이 해군 군가를 부르는 것은 빼박 고증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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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일본의 경우,
時局に合った悲壮な曲と歌詞とで、陸海軍を問わず、特に末期の特攻隊員に大いに流行した。日本軍を代表する軍歌ともいえ、戦争映画等ではよく歌われる。
(시국에 들어맞는 비장한 곡과 가사로 육해군을 불문하고, 특히 (대전)말기 특공대원들 사이에 크게 유행했다. 일본군을 대표하는 군가로, 전쟁 영화 등에 자주 불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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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노래의 兵学校(병학교)는 작사자를 고려했을 때 해군병학교(해군사관학교)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아무튼 한국인들이야 워낙 '육해군 대립'이라는 관점에서 당시 시대를 보기 때문에 '육군이 왜 해군 군가를 부르냐'고 따질 수 있겠다. 그러나 육군에도 '陸軍少年飛行兵学校(육군소년비행병학교)'가 존재했다. 시가 현 오쓰(大津)에는 '오쓰 육군소년비행병학교'가 존재하기도 했고. 당연히 이들 육군소년비행병학교는 태평양전쟁 말기 졸업생 다수를 '특공'에 투입하거나, 투입하려 했다. 이전의 번역서에서 다룬 '筒井清人(쓰쓰이 기요히토)'가 그런 인물이었다. 육군 출신이 '병학교'를 '소년비행병학교'로 인식하여 부르면 노래에는 아무런 모순이 생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