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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하고 아름다운 Dec 03. 2020

나의 가장 큰 불행은

돈이 없는 것

돈 없음이 가장 큰 불행이라고 생각했다.

돈이 나를 몰아세우는 일들이 많아지는 일이 늘어날 수록 슬프고 무기력해졌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어”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다 미워했다.

저런 말을 가난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사람있는 사람 앞에서 자연은 공짜 라고 말하는 해맑음이 미웠다. 나는 그들을 이노센트 비치innocent bitch라 불렀다.(속으로 ㅠㅠ)

그리고 이전에  가난이 내 삶을 흔들지 않고 살았던 적도 있었기에 이 괴로움이 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게 얼마나 나를 나로부터 떼어놓는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살다보면 돈으로 해결 할 수 있는게 참 많아”

라고 가까운 어른이 이야기 해줬는데 그건 정말 사실이었다.


돈이 없는 것은 나를 불행한 곳으로 데려가기도 했고, 불행이라는 난로를 가까이에 두는일 같았다. 조심스럽세 다치지 않으려 애쓰며 걷고, 환기시키고, 불을 잘 꺼야만 했다.

원래의 기질도 예민한데 그렇게 점점 더 예민한 사람으로 굳어져 같다. 예민과 불안의 지수가 늘 가슴을 뻐근하게 만들었다. 숨쉬는것이 힘들어 벨트로 가슴을 조여 놓은것 같아 다름 병을 의심했으나 다행이도 금방 죽는 종류의 병은 아니었다.


회사를 다니며 큰돈이 아니지만 중위소득 70프로가 조금 넘는 월급을 받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윤택하고 나도 부드러워졌다.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도 당연한 부분이라고 하셨다.

경제적인 자유가 도움이 될 수 있지요. 당연히..


이렇게 당장 눈앞의 가장 큰 불행을 조금 멀리 밀어내고 안전한 곳으로 피해 갔다. 당장 눈앞의 큰 불행으로부터 빗겨 났지만 나는 행복해지지는 않았다.

불행하지 않음이 곧 행복을 말하는것은 아니었다.

그저 나의 문제의 0순위가 돈이었다면  지금은 다른 고민들이 그 자리를 대신해서 메꿔줄 뿐이다. 그 고민들은 불행과는 다른 종류의 새로운 상태이다.

편해진 몸과 마음 대신 나는 그림과 조금 멀어졌다. 그림 그리는 게 싫어진 것도 관심에서 사라진 것도 아니지만

예전만큼 아무 이유 없이도 미친 듯이 그리지 않고, 그림으로 하는 일도 전보다 아주 많이 없어졌다.

나는 뭐 하는 사람인가 이렇게 내 인생은 막을 내리는가 그 생각으로 가득차 있고 아직까지 받아들이지 못해 스스로 내 자기효능감, 삶의 이유에 대해 물으며 자학하고 있다.


지금 나는 어디로 가고 무엇이 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살지

이 모든 게 막연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불안하지 않게 사는 것, 그동안 안정된 삶을 지향하는 직업이나 삶과는 다른 방향으로만 계속 움직이다 갑자기 안전한 방향으로 돌아가며 약간 불안정해진 것 같다. 이 균형을 다시 잘 잡아야 불안하지 않게 그림을 그리며 행복이라는 감정도 느끼고 살 텐데 말이다.

점집에 가지 않아도 대부분의 대답은 내가 잘 알고 있다.

이렇게 쓰다 보니 내가 할 일과 해야 할 일들이  더 선명해졌고

인생은 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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