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내리는 커피 마셔볼까?
부동산과 테크를 접목시킨 ‘프롭 테크’ 시장이 활기를 띄며 영역을 점차 확장해 가고 있는 가운데 음식과 테크의 만남, ‘푸드테크’로 주목받는 공간이 있습니다.
지난 6월 강남 N타워 지하에 문을 연 레귤러 식스입니다.
레귤러 식스, 퓨처 레스토랑을 꿈꾸다.
퓨쳐 레스토랑을 모토로 하는 레귤러 식스는 6개의 외식업 및 식음료 매장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퓨처’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로봇, Ai 및 블록체인 기술을 매장 내에 도입하였습니다.
레귤러 식스 내 각 매장에서 가상 화폐로 결제가 가능하고, ‘라운지 엑스’ 카페에서는 로봇 팔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려주고, 자율주행 로봇이 테이블에 앉은 손님에게 빵을 배달해줍니다.
그리고 매장에서 이용하는 고기의 에이징(고기의 숙성)을 관리하는 에이징 룸이 있습니다. 고기의 온도와 습도, 상태는 에이징 장인들의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는 AI가 관리합니다.
전체적인 공간은 무지 호텔로 유명한 UDS와 상명대 디자인과 이원제 교수가 디렉팅에 참여하였습니다. 레귤러 식스의 공간 콘셉트는 한옥입니다.
한옥의 ㄱ자 배치로 손님들이 이용할 수 있는 개별 식당 공간을 한옥의 각 방으로, 전통 한옥의 공간 구성에서 보편적으로 가장 끝 쪽에 부엌이 배치되는데 이 부분은 에이징 룸(지도에서 ‘A’ 부분)으로 구성하였습니다.
개별 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들은 마당으로 외부공간처럼 느껴지도록 계획되었는데 공간 콘셉트는 한옥이지만 일본 디자이너가 공간 디자인에 참여해서인지 내부 공간과 식재는 일본 특유의 군더더기 없이 매우 심플한 느낌이 더욱 강합니다.
미래의 바리스타를 만날 수 있는 곳 : Rounge X
라운지 엑스에 도착한 도시인들은 로봇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커피 세 잔을 주문했습니다.
가상화폐 결제가 가능하지만 블록체인의 세계에 무지한 도시인 1,2,3은 카드결제를 할 수밖에 없었는데요.(눈물)
그리고 로봇 바리스타의 화려한 손놀림을 지켜보았습니다.
커피를 내리는 메인 과정은 로봇이 주도 하지만 시작과 마무리에는 사람의 뒷정리가 필요합니다.
5월 초 무인으로 로봇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공간으로 홍보되었던 것에 반해 실제 관리적 측면에서는 사람이 없이는 어려워 보입니다. 드립의 특성 때문일 수도 있지만 로봇 바리스타의 작업 속도 또한 빠른 편은 아니기 때문에 주문 후 커피 세 잔을 받는데 20분 정도 소요되었던 듯했습니다.
하지만 한 번쯤은 경험해 볼 만한 재미있는 구경거리라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실제로 카페에 있는 동안 로봇 커피를 주문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회의를 하고 있던 중에 자율주행 로봇이 우리 테이블로 빵을 가지고 왔습니다. 로봇의 머리 위에 놓인 빵을 하나씩 집어 들었습니다.
로봇이 내려주는 커피를 마시고 로봇이 가져다주는 빵을 먹고, 언젠가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가능했을법한 일들을 한 장소에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신선하고 재밌는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식탁 혁명을 꿈꾸다.
푸드테크 분야는 중국에서 신유통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몇 해 전부터 대기업들이 기술을 접목한 마켓, 무인 레스토랑 등을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알리바바에서 허마셴셩(盒马鲜生) 로봇 레스토랑 ROBOT.HE를 오픈하기도 했습니다. 레스토랑에서 사용되는 식재료를 분류하거나 주문된 음식을 서빙하는 일은 모두 로봇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배달의 민족에서 피자헛과 함께 ‘딜리 플레이트’라는 레스토랑 전용 자율주행 로봇을 이용하여 시범 운영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배민은 네이버 인공지능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서 푸드테크 분야의 확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푸드테크는 유통뿐만 아니라 조리, 서비스, 결제, 마케팅 모든 과정과 결합되어 영역을 점차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우리가 한 번쯤은 상상해 봄직한 것들도 있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식탁 혁명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확실한 것은 여전히 실험 진행 중인 푸드테크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분야이기에 앞으로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