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그 이상의 All-in-One 시스템
지난 연재에서는 프롭테크의 '정의'와 '생태계 형태', '주목할만한 국내 기업'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이번 연재에서는 해외 프롭테크편을 준비했습니다. 연재를 시작하기 전에, 우리가 알고 있는 한국에서의 프롭테크는 부동산중개업에 초점을 맞춰 발전해오고 있습니다. 물론, 프롭테크의 시작은 부동산 중개업과 함께 발전된 것은 사실이지만 해외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는 프롭테크 기업은 부동산중개업과 다른 산업이 결합된 형태로 다양하게 발전하는 모습입니다.
프롭테크 Proptech = Property + Technology
'프롭테크' 말 그대로 'Property' 누군가가 가지고 있는 건물이나 대지의 매물거래에 'Technology' 첨단기술이 들어간 분야로 보면 이해가 쉬울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해외의 프롭테크는 부동산 중개업을 시작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진화되어 왔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프롭테크의 처음 시작은 직방과 같이 매물을 매수자에게 플랫폼을 통해 소개해주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보수적이던 부동산 시장이 디지털화되면서 건설, 조경, 도시 분야들이 VR, AR 기술로 표현되기 시작하고 또 그 정보들을 한 번에 클라우드로 통합시키는 서비스 형태로 진화해왔고, 우리나라에서도 직방, 카카오, 스페이스 워크 등이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죠. 그 이후 프롭테크는 Property (건물, 대지, 부동산 등)에 더 다양한 시스템과 기술들이 개발되며 부동산 중개는 물론, 시공과 관리, 그리고 생산적 구조까지 한 번에 서비스를 해주는 형태로 진화해 그에 이르는 분야는 주거뿐만 아닌 상업, 공유경제까지 아우르게 됩니다.
최근에는 지난 연재에서 소개해드린 Sidewalklabs, Honewell 같은 거물 회사들이 도시계획 및 설계, 시공, 준공 이후 관리 및 유지 시스템을 도시적인 스케일로 프롭테크의 진화 방향은 결국 세계를 앱 하나로 건설하는 것 아니야?라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 그래서 다시 프롭테크는 어떠한 방향으로 진화해왔고 그 흐름을 이끄는 주도적인 플레이어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부동산 중개업도 한 번에, Opendoor
2014년도에 설립된 오픈도어는 기존주택을 직접 매입하여 리모델링한 후 재판매하는 회사입니다. 집을 팔고 싶은 사람은 사이트에 접속해 원하는 금액을 제시하면 사이트의 가격 결정 알고리즘을 통해 금액을 책정합니다. 제공된 가격을 고객이 받아들이면 매매가 이루어지고 또 오픈도어에서 리모델링한 주택은 지역, 스타일에 맞춰 매매할 수 있습니다.
오픈도어가 미국 주택시장에서 사랑을 받는 이유는 빅데이터 기반이기 때문에 매수자의 취향에 맞는 매물을 제공할 수 있으며 플랫폼을 거치기 때문에 매도자와 따로 컨택해 매물을 볼 필요기 때문에 거래 기간이 짧고 중개수수료 또한 내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고 소프트웨어를 믿지 못하는 고객들에게는 전문 공인중개사와 상담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2018년 1월 미국 최대 주택 공급업체인 Lennar의 투자자 ‘Fifth Walls Fund’가 1억 3,500만 달러를 투자, 9월 소프트뱅크로부터 4억 달러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오픈도어는 현재 대출, 보험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플랫폼이 개발 중에 있다고 합니다. 비슷한 모델을 가진 회사로는 Knok, Zillow, Redpin 등이 있습니다.
2. 시공도 스마트하게, Holobuilder
홀로빌더는 AR(증강현실)기에 기반을 두어 건설현장의 360도로 볼 수 있고 건물의 진도까지 예측하는 소프트웨어로 이미 많은 건설업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클라우드를 이용하여 개발 및 계획 단계에서부터 유지관리까지 360도 현실 캡처를 지원하고, 철근의 크기, 간격 및 번호 등 자재와 관련된 주요 정보 및 전기 등 설비 정보들도 포함된다고 합니다. 또한, 매시간 관측하기 때문에 공사 진행 상황 추적, 오토캐드와 스케치업과도 호환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ENR Top 100 종합건설업체에서 이미 55%가 사용하고 있고, 대표적으로 스웨덴의 건설기업 Skanska는 시애틀의 큐리오 컬렉션(Curio Collection by Hilton)에도 홀로빌더가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3. 건물 유지 및 관리까지 스마트한, Entic
Entic는 2011년 건물의 냉각, 난방, 환기 시스템 효율화 시스템 구축을 시작으로 대규모 호텔, 오피스, 의료, 스포츠 건축의 에너지 및 유틸리티 효율 지원 플랫폼으로 발전한 회사입니다. 엔틱은 기존 건물의 전기, 가스, 수도 시스템에 엔틱 자체 센서를 부착해 에너지가 낭비되는 밸브나 냉각 혹은 가열되는 지점을 확인하여 건물의 전반적인 에너지 사용량을 보다 체계적으로 분석한다고 합니다. 힐튼호텔의 힐튼은 호텔의 유틸리티가 10% 이상 감소하고 말린스파크의 전기사용량은 46% 감소해 2017년 이후 블랙스톤 등 1,600만 달러 이상을 투자받았다고 합니다.
4. 주거환경도 스마트한, 아마존의 Alexa
알렉사는 아마존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애플의 Siri, 갤럭시의 빅스비와 형태가 유사합니다. 스마트홈서비스를 제공하는 Lennar와 협력하여 알렉사는 사용자의 음성을 통해 스마트홈 기기를 제어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최근 Amazon Experience Certer(레나가 건설한 실제 스마트홈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주택)를 미국 전역에 설치해 소비자가 스마트홈을 경험할 수 있는 프리미엄 패키지를 제공한다고도 하죠. 아마존 홈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설치, 사용 등의 문제가 있다면 기사가 방문해 처리해주는 서비스까지 제공한다고 합니다.
5. 숙박 공유에서 부동산 개발까지, 에어비엔비의 Niido
Niido는 플로리다 기반의 부동산 개발사인 Newgard Development 그룹의 에어비엔비와 파트너십을 형성해 만든 공유 아파트 모델 제공 회사입니다. 니도는 임대주택단지를 만들어 임대로 주택을 공급하고 임차인(Resident Host)은 임대한 아파트를 연간 180일 동안 기존의 에어비엔비 시스템처럼 게스트를 받을 수 있습니다. Niddo가 선보인 이 아파트는 복층 구조로 숙박 공유 맞춤으로 설계되어 게스트와 호스트 간의 독립된 공간을 제공합니다. 또한, 에어비엔비의 숙소 관리 스태프가 게스트가 다녀간 후 정리까지 해줍니다. 앱을 통해 수입 계산이 가능하며 실시간 상담도 가능해 호스트의 편의성이 훨씬 높아졌습니다.
현재, 니도는 2017년 디지니랜드가 위치한 플로리다 Kissimme지역에 324실 규모의 공유 아파트를 처음 출시하며 테네시주 네슈빌에 328실 규모의 두 번째 숙소를 성공적으로 개장하여 운영 중이고 2020년까지 14개의 단지로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6. 올인원 스마트 빌딩, Honeywell
하니웰은 1985 설립 이래 우주항공, 자동제어 등 다양한 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인데요, 국내에서는 롯데월드타워, 인천 국제공항, 상암 월드컵경기장의 핵심은 시스템을 제공한 기업입니다. 최근에는 스마트 빌딩 부문에서 가장 대표적인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해요. IoT를 이용해서 스마트 빌딩과 관련한 빌딩 자동화 시스템, 관리 소프트웨어, 에너지 시스템, 건축, 보안과 방재를 모바일 기기, 하니웰 센서 등을 통해 빌딩관리의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하니웰 스마트빌딩 스코어(Honeywell Smart Building Score)를 만들어 환경, 안전, 생산을 세분화시켜 스마트한 빌딩의 기준을 만드는데 또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하니웰의 서비스는 빌딩을 넘어 항공, 주택, 플랜트, 산업 설비까지 영역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여러 프롭테크 기업이 나오고 있는데요, 그 영역은 아직 보수적인 부동산중개업 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그 발전 속도가 느린 것은 사실입니다. 서울에서 노후화된 건물, 늘어나는 빈집과 그에 따른 공실률로 인한 유휴공간들이 늘어만 가고 있는 현시점에서 이 공간들이 기술과 결합해 어떤 형태로 진화하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