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싱녀, 우연히 작가의 꿈을 이루다

ep14 지옥을 탈출한 여자

by 윤은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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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나 신춘문예 당선됐대. 이거 꿈... 아니지?”


차가운 새벽 옥상에서 뛰어내린 그 날. 난 어느 때보다 살아남고 싶었다. 삶에 대한 욕구가 이렇게 뚜렷한 게 느껴진 것은 처음일 정도로. 생생했다.


결혼 후 지옥 속에 살았지만, 여전히 이루고 싶은 꿈도 많았고. 마주하고 싶은 영광의 순간들도 많았다. 그 모든 것을 누리지 못한 채 삶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현실에. 가슴이 미어졌다.


그렇게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이혼 후의 삶도 처참했다.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우울함이 나를 삼켰다. 슬프다. 우울하다. 이런 종류의 단어로 감히 표현할 수 없는. 저 밑바닥에 있는 감정이었다.


누군가 나를 안타깝게 보는 것도. 예쁜 말로 포장해서 위로하는 것도. 뭐든 다 버거웠다. 햇빛이 쨍쨍한 날에도... 따스하게 비치는 햇살들마저 다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우울함에 빠진 나를 구하고 싶어서. 뭔가를 쓰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았다. 퇴근하고 운동하고 녹초가 된 상태에서 집에 오면. 아무것도 먹지 않고 글을 썼다.


내가 뭐를 쓰고 싶은지 모르겠지만. 그냥 밑바닥에 있는 나를 마주하고 싶어서. 생각나는 대로 쓰고. 또 썼다. 그렇게 지옥에서 탈출한 여자. 지탈녀가 탄생했다.


“빛나야 축하해. 그럼 이제 작가로도 활동하는 거야?”


서도준 씨는 반짝거리는 눈망울로 나의 등단 소식을 축하해줬다. 이 상황이 자체가 너무 낯설다. 내 앞에는 사랑하는 사람이 앉아 있고. 호텔 레스토랑에는 이른 시간이라 사람도 별로 없고. 통유리창에서는 해가 밝게 떠오르고 있다. 처음에는 붉은색이었지만 이내 점점 노랗게... 빛이 번진다.


문득 이혼하고 무당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내년에 직업이 하나 더 생긴다... 그때는 가볍게 넘겼는데. 혹시 작가로 데뷔한다는 말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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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상처받지 않는다'는 말을 믿습니다. 촘촘하게 기록하는 글 조각으로 삶의 희로애락을 나눠봅니다. *<지옥을 탈출한 여자>는 매주 목요일에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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