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퍼플오션 Mar 08. 2019

나는 노란 싹수를 가진 사나이다.

(인생 2막,딴짓의 시작)

"꿈이 실현되지 않는 원인은 그 바람이 비현실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바람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 다케우치 히토시 -

나는 노란 싹수를 가진 사나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인다고 했던가?" 마우스를 움직이며 읽을거리를 찾다 갑자기 눈에 거슬려 멈추고 말았다. 꿈이 실현되지 않는 원인은 의지와 노력이 부족한 것이라는 말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의지와 노력이 부족했던 것일까? IMF 이후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 나름 대기업 공채 신입사원으로 입사했고, 직장 내에서 몇 해 지나지 않아 직급을 떠나 대형 백화점 지점장 다음으로 점포를 경영하는 위치에  오르게 되었는데 내 의지와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인가? 


명문대를 가기 위한 학창시절과 대기업에 입사하기 위해 준비했던 그 시간들, 회사에서 생존과 승진을 위해 치열하다 못해 그곳이 집인 것처럼 보냈던 지난 의지와 노력이 불쾌하게 꿈틀거린다.

의지와 노력이 부족해서 꿈을 이루지 못하는것은 아니다

실현 불가능한 꿈을 왜 꾸는가? 끊임없이 노력을 기울였지만, 꿈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여 여전히 의지와 노력이 부족하다고 스스로에게 문제를 돌릴 것인가? 나는 그것에 수긍하지 않는다.


시험과 평가로 점수화하고 줄을 세우는 경쟁 사회에서 명문 대학에 들어가고 대기업에 입사해서 빠르게 승진하는 사람에게 의지와 노력의 정도를 얘기하는 것이 맞을까?


내 꿈은 너무나도 현실적이었다. 


대기업에 입사해서 차근차근 승진하고 임원으로 퇴직하는 꿈. 이직을 하며 경력을 관리할 생각도 창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도 없었고 적절한 때에 가정을 이루고 평범하게 살다가 정년퇴직하여 노후를 보내는 꿈.

지극히 평범한 꿈

CEO로 정년퇴직하는 꿈

"꿈이 실현되지 않는 원인은 그 바람이 비현실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바람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다시 이 글귀를 읽는다.


나의 꿈은 평범하고 현실적이었고 그 의지와 노력이 강하고 부족함이 없었는데 평생 꿈꾸던 삶을 살 수 없게 되었다.

 

2018년 8월 퇴사자가 되었다.     



누군가가 나의 꿈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부끄러워 머뭇거리며 대답하지 못했지만 사실 마음속에 품고 있던 꿈은 대기업에서 일하는 것이었다.

                            

오랜 기간 마음에 있었던 꿈이었는데 회사를 퇴사한다는 것은 꿈꾸는 삶을 살 수 없게 되는 것과 같았다.


열심히 공부를 해서 특목고를 갔고 재수를 하면서까지 나름 간판이 있는 대학에 들어갔다. 학생운동을 하는 동아리에 있었지만 잠시일 뿐 이름있는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한 스펙 쌓기에 몰두했었다. 

대기업취업을 위한 꿈

96학번, 돌이켜보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했었던 때였다.


생각이 있다면 학생운동에 참여해야 한다는 선배들과 IMF를  겪으며 갑자기 어려워진 취업을 위해 동아리를 떠나는 선배들을 바라보며 나는 그 둘을 모두 버릴 수 없어 양다리 걸치듯 하다 결국 꿈꾸는 삶을 위한 취업 스펙을 높이는 것을 선택했다. 


신입사원으로 시작해서 남다른 성과를 내고 초고속 승진을 하여 그 회사의 임원이 되어 정년퇴직하는 것이 평생의 꿈이었던 나에게 회사를 떠난다는 것은 결국 평생의 꿈을 이루지 못하는 것과 같았다.


"직장에서 나의 싹수는 노랗다."


열심히 일했기에 빠르게 승진할 수 있었고 그렇게 계속하면 목표한 곳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6년이란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비로소 순진하다 못해 어리석은 생각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직장에서 큰 나무가 되겠다고 30여 년간 영양분을 주며 아등바등 싹을 틔웠더니 싹수가 노랗다. 그것도 6년이 지나고 나서야 보게 되었다.


직장은 의지와 노력만으로 안되는 곳이었고 정치도 잘해야 하는 곳인데 싹수부터 노란 것을 어찌할까?

더 키워봐야 병들어 죽거나 썩거나 할 것이 뻔한 직장생활이 될 것 같았다.  

직장에서의 싹수가 노랗다.  내 미래

"딴짓의 싹수가 보인다"


2018년 8월 퇴사자가 되었다


정년까지 직장생활을 하겠다는 내 꿈은 부서졌고 젖은 낙엽처럼 회사에 딱 붙어서 떨어지지 않겠다고 했는데

 늘 회사 때려치우겠다고 하소연하던 직장 선후배와 동기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위로해주던 내가 먼저 직장을 떠나게 되었고 15년간 가지고 있었던 회사의 명함은 내려놓았다.


퇴준생! 나는 퇴사를 준비하는 사람도 아니었고 여전히 회사라는 꿈터를 못내 아쉬워하지만 회사원으로서 나의 싹수는 노랗고 딴짓을 하려는 싹수가 보인다.

딴짓의 싹수는 이쁘다

딴짓!


또 다른 나의 꿈을 향하는 딴짓

직장을 벗어나서 자유로워지기 위한 딴짓

경제적인 자유를 얻기 위한 딴짓

삶의 도전과 새로움이라는 흔적을 남기고 싶은 딴짓

결국 어쩌다가 딴짓의 싹수를 보고 딴짓을 하다 창업을 하게 되었다.


"나는 딴짓의 싹수를 가졌다"



딴짓을 사랑하는 사람 셋이 우연히 만났어요. 우리는 직장인, 창업자, 프리랜서로 각자의 삶을 살고 있었죠. 다른 삶을 서로 살았지만, 세 사람이 자신만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딴짓 모의' 궁금하지 않으세요? 딴짓의 정석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한 번 보여드리도록 할게요. 글은 3/4(월)부터 발행을 시작해요. 매거진 구독 부탁드릴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