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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플오션 Jun 06. 2019

사직서를 내는 순간 창업은 시작된다.

인생 뭐 있다.

인생 뭐 있다.


'인생 뭐 있어요? 대충 살아요 형님' 이직을 하면서 가까워진 선배의 말이다. 창업을 결심하고는 다른 분야의 일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회사를 옮겼지만 전혀 다른 분야의 일이다 보니 경력을 인정받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나이는 어리지만 회사 선배인 동생과 애매한 호칭을 사용하며 친해졌던 그가 자주 하던 말이었다.


'형님 저 퇴사할 겁니다. 정육점 하려고요'  10여 년간 직장생활을 하던 그가 정육점이라니 엉뚱한 창업계획에 콧방귀 치며 '미쳤구나 술이나 마셔'라 했고 무모한 듯 보이는 동생의 말에 인생 선배로서 '절대 회사 그만둘 생각하지 마 세상이 만만하냐?' ' 인생 뭐 있냐며 막가는구나? 정육점은 해본 적 있니?' 밤늦도록 퇴사를 얘기하는 동생과 퇴사를 막으려던 나와의 오랜 시름이 있었다.


창업은 부업으로 시작할 수 없다.


나열하기도 어려운 많은 부업을 해왔다. 부수적인 수입은 얻을 수 있었고 때에 따라서는 회사 월급 이상의 수익을 얻기도 했지만 퇴사를 할 정도로 지속적인 수익이 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계속 부업을 해야 했고 수입은 높아졌지만 퇴사를 결정하기에는 해결되지 않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월급 이상의 지속 가능한 수익' 이것이다.  


회사를 옮긴 것은 창업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부업은 어렵지도 두렵지도 않았지만 창업을 결심하니 모르는 게 못하는 게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으니깐 그렇게 옮긴 회사에서 듣게 된 동생의 말 '형님 저 퇴사할 겁니다. 정육점 하려고요' 이 말은 나와는 전혀 다른 결정이었기 때문이었다.

창업을 준비하다. 창업을 하다

창업을 준비하다. 창업을 하다


창업을 준비하기 위해 배울 것이 있었고 회사를 옮겨야 하는 어려운 결정까지 했지만 회사를 그만둘 생각은 전혀 가질 수 없었다. 나 혼자가 아니기 때문에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이 없어진다는 건 가장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은 아니었다.


'형님, 저 퇴사할 겁니다. 정육점 하려고요' 한 달 여가 지나고 동생은 퇴사를 하였고 정말 정육점을 시작했다. 그리곤 이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게 되었다. '정육점을 어떻게 한다는 건가?'


창업은 퇴사하는 순간부터 시작한다. 


회사일로 뭐가 그리 바쁘게 보냈던 건지 1년이 지나서야 그 동생을 만날 수 있었다. 어떻게 되었을까? 그 동생 역시 가장으로 퇴사를 하고 창업을 한다는 것을 무모한 짓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간의 결과도 안부만큼이나 궁금했다. '형님, 정육점 창업했어요' 성과가 남다르다. 내 지식과 경험치로는 알 수 없었던 동생의 퇴사 결정과 그간의 창업과정이 너무 궁금해서 한참 동안 그의 얘기를 놓칠 수 없었다.


' 형님, 회사에 있으면 창업할 수 없어요' '제가 아무 준비를 안 했겠어요? 형님 오시기 전부터 했으니깐 2~3년은 준비했어요' '부업처럼 하면서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 고심하다 퇴사를 한 거였어요'  


한 가지 확실한 게 있었다.

나는 여전히 많은 부업을 하고 있었고 회사일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창업을 준비한다고 회사를 옮겼지만 여전히 회사원이다.

창업은 퇴사하는 순간 시작된다.

창업은 퇴사하면서 시작되는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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