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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땅별 Apr 27. 2024

나만의 고유한 인생을 사는 법

이 글은 '어른의 중력(사티아 도일 바이오크 저)'을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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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선 '중년의 위기'라는 말이 있다. 중년의 위기는 중년으로 들어가는 시점인 40대를 전후로 경험하는 불안, 걱정 등을 뜻한다. 중년의 위기는 강력한 우울증과 불안감을 야기하며 삶을 회고하고 자신의 생활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현대 사회로 진입하면서 중년의 위기를 겪는 시기는 점차 가속화되었다. 전통적인 생애 주기가 깨지고 신기술이 등장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위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20세기 초중반에 백인 중년 세대가 가정을 이룬 후 겪었던 통과의례와 같은 중년의 위기가 이제는 방황하는 청춘에게도 나타난다.


어른들은 우리에게 인생이란 취업 성공, 결혼, 내 집 장만 등 목표 달성을 하는 과정이라는 믿음을 주었다. 다만 시점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는 그것이 거짓인 것을 저마다의 계기를 통해 깨닫는다. 바로 그때 중년의 위기를 겪는다. 갑자기 세상에서 방출되었다는 느낌을 체험할 때, 내가 누구인지, 내 삶에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 때, 복잡한 사회 문제와 환경 문제를 직시할 때 우리는 비로소 고유한 삶을 위한 여정을 떠난다.


타인에게 의탁하며 숙제 달성하듯 살아왔던 과거 삶과 '분리'를 이루면서 여정이 시작된다. 혼란스럽고 새로운 경험, 실패와 위험을 겪는다. 순응을 거부하며 본인만의 타고난 개성을 발달시킨다. 이 여정에선 명쾌한 해답이나 지도가 없다. 방향을 잃고 비틀거린다. 앞서 나가다가 어느새 뒤처진 것을 깨닫는다. 답답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나만의 인생은 일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수백 번의 담금질을 통해 만들어가는 여정이다.


여정에서 중요한 것은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의 진심을 '경청'하는 것이다. 타인에게도 종종 도움을 받지만 결국 나를 이해하는 것은 나밖에 없다. 과거의 나와 화해하고, 타인에게만 의존했던 내가 오롯이 홀로 서는 깨달음을 체득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를 알고 전진과 후퇴를 반복한다. 내면을 경청한다는 것은 눈에 보이는 해답지와 거리가 멀다. 직감·느낌·신체 감각·꿈 등 비언어적이고 비물질적인 순간을 인식하는 것에 가깝다.


또한 자신의 삶을 이해하려면 불굴의 정직함과 겸허함이 필요하다. 타인과 분리 후 내면을 경청하는 과정에서 일관적이고 강직한 의지가 필요한 것이다. 이를 통해 과거 삶과 다른 본인만의 고유한 삶을 '구축'한다. 지루하고 단조로울 수 있지만 낭만에서 벗어나 현실순응적인 태도로 꿋꿋이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 순응은 중년의 위기를 겪기 전 순응과 다르다. 과거 순응은 단지 외부 명령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몰개성의 순응에 가깝다면, 현재 순응은 내면의 목소리를 깨닫고 현실을 자각한 개성 있는 순응이다.


명쾌하고 직선적인 형태로 이뤄지지 않는 성장을 통해 자신의 삶을 창조한 사람은 마침내 외부 세계와 '통합'한다. 고유한 내면세계와 외부세계가 합일을 이루고, 더 이상 반목하지 않고 끈끈하게 삶을 연결한다. 분리하고 경청하며, 본인만의 삶을 구축 후 결과를 통합할 수 있다면 축복이다. 방황과 고통을 겪은 사람에게는 비로소 자신의 삶을 사랑할 수 있고, 모든 운명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단단함이 생긴다. 새로운 시작을 받아들이고 온전한 자기 자신과 외부 세계를 통합할 수 있다면 나만의 '고유한 삶'을 이루게 된다.


분리·경청·구축·통합. 이 과정들은 계단과 같은 단계가 아니다. 분리를 겪다가도 구축할 수 있으며, 경청하다가도 분리되는 과정으로 돌아갈 수 있다. 또 경청과 통합이 동시에 일어날 수도 있다. 그렇게 만든 고유한 삶 역시도 완전하지 않다. 우리 인생은 죽을 때까지 나만의 고유한 삶을 만들어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거의 나와 비교했을 때 무언가 자유와 해방감을 만끽했다면 족하다. 외부 세계에서 벗어나 고유한 성장을 이룩하고, 타인과 내가 동일시되는 체험을 하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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