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한 삶에서 스스로가 희망의 반증이 되고자 하는 욕구는 인간 본연의, 파괴되지 않는 무언가가 아닐까? 따라서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인간의 삶은 투쟁하는 것이다’라는 답변은 그나마 적합한 답변일 것이다.
물론 왜 투쟁하는가와 같은 추가 질문이 들어온다면 그것이 무의미한 인간 삶에서 자신이 희망의 반증이 될 수 있는 구원의 수단이기 때문이라는, 순환논증의 오류를 범하겠지만 말이다. 결국 인간은 답이 없는 질문에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못한 채로 죽을 것이다.
따라서 내 삶이 그러하기에 나는 타인의 삶을 함부로 평가할 수 없다. 그들의 삶의 형태가 기만적인 아름다움이든, 냉혹한 진실을 직면하는 것이든, 그 뭐든 간에 말이다. 그저 관망하거나 약간의 초치는 농을 던지는 수준에 그치겠지.
고로 나는 말할 수 없는 것에 침묵할 것이며, 때로는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도 말을 하며 말장난의 우를 범할 것이다. 그러나 어떠한가. 어차피 인생은 그러한 것에 의의가 있는 것인데.
처음이자 단 한 번뿐인 리허설과도 같은 삶. 인생의 묘미는 바로 이점에 있다. 나는 바로 이러한 인생에서 인간답게 연기하며 인간답게 죽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내가 삶을 대하는 투쟁의 자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