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에서 '엔젤이'로 개명
집에 '사랑이'를 데려갔더니 난리가 났다. 애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시쭈에게 다가와 만지고 쓰다듬으면서 시쭈 곁을 떠나지 않았다. '당장 사료를 사러 가자', '예쁜 옷을 사주자', '예방접종을 맞히자', '이름표를 만들어주자' 등 하고 싶은 일들이 넘쳐났다. 애들의 상황을 보면서 팔짱을 낀 집사람은 '일거리만 늘었다'며 '앞으로 저거 다 내 일일 텐데...' 하면서 앞일을 예상하고 있었다.
우선, 이름을 어떻게 할지 애들에게 의견을 물어보니 큰 애가 '엔젤이'로 하잔다. 예방접종은 이전 보호자분이 다 접종을 하셨고, 먹던 사료를 가져왔기에 당장 급한 것은 없었다. 남은 것은 추후 먹을 것과 잘 곳을 마련해 주는 것이었다. 애들과 함께 인근의 동물병원에 가서 빨간색의 쿠션이 있는 집과 사료를 여분으로 구매하였다. 엔젤이의 입양이 마무리되었다.
다음날 아침부터 애들이 일찍 일어나기 시작했다. 자기 방을 나와서는 아빠 엄마가 식탁에 앉아있어도 본체만체 잘 자고 있는 엔젤이에게 다가가 껴안으며 '우리 엔젤이 잘 자쪄요~~.' 물도 새로 떠 주고 밥도 새로 채워주고 나서 세수를 하러 들어간다. 그러면 엔젤이는 길게 하품을 하면서 다시 제자리에 똬리를 틀듯 몸을 둥글게 말고 다시 잠을 청한다.
둘째는 엔젤이에게 이것저것 치장을 시도해 본다. 엔젤이에게 자기 안경을 씌워보기도 하고 과일 포장지를 머리에 씌워보기도 하면서 깔깔거리며 사진을 찍어댄다. 참 귀찮을 듯도 한데 착한 엔젤이는 가만히 하도록 놔둔다. 가끔은 정말 견디기 힘들면 '깡' 한 번만 짖고 마무리. 그러면 잠시 후 둘째의 무한도전이 반복된다. 그렇게 엔젤이는 우리 집의 가족이 되어 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