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가리라~ 극락왕생
알라딘 알림메세지를 열었다. 분홍색 책표지에 뉴진스님이 합장을 한 모습이다. 목에는 세련된 이어폰을 두르고 승복을 입고 있다. 겉표지에는 '오늘도 열심히 살아 낸 당신에게 뉴진스님 윤성호가 전하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 뉴진스님 (윤성호) 지음' 이렇게 씌었다.
뉴진스님? 뉴진스 님? 유진 스님? 뉴진스의 아류작인가? 좀, 웃긴 얘기를 쓴 건가? 개그맨 윤 성호가 또 한 가닥 잡았나 보네...
긍정적인 사람을 좋아하고 웃는 얼굴을 찾아다니며, 일부러 어설픈 아재개그를 시전 하는 나로서는 내가 개그스러운 사람이 되기 어렵다면 개그스러운 사람과 같이 어울리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어떤 얘기가 있을지 솔깃해서 바로 구매.
한 마디로 낚였다. 처음에 기대한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의 책이었다. 인간 윤 성호의 경험담으로 2023년 침체기에서 다양한 노력과 운의 힘으로 2024년 자신의 시대를 만들어 낸 이야기였다. 새로울 뉴 (New), 나아갈 진, 해서 뉴진스님이고, 큰스님에게서 받은 정식 법명이란다.
그중에서도 나에게는 다음과 같은 글귀들이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자신감에 대해 생각할 때면 늘 '용기'라는 단어를 같이 떠올린다. 그럴 때마다 배우 모건 프리먼이 한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생각난다. 그는 용기는 인생의 열쇠라고 말했다. 이 말은 곧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용기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참고로 그는 데뷔 41년 만에 오스카상을 수상했고 그때 그의 나이가 58세였다. (87 페이지)' 다양한 영화에 등장하는 친근한 할아버지 모건 프리먼. 대기만성이었던 것이다. 저자 윤 성호도 어찌 보면 비슷한 경과를 거친 것일지도 모르겠다.
'자신감이 있다는 것은 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마음을 품은 것이니 그런 사람은 어렵고 힘겨운 상황에서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열정을 발휘하며 도전한다. 반면 두려움과 의심이 많은 사람은 안 될 이유만을 찾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러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내가 내린 선택들이 쌓여 만들어진 결과다. 과거 시점을 기준으로 보면 지금 이 순간은 미래였고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내가 하루하루 내린 선택과 행동이 쌓여서 도달한 미래라고 할 수 있다. (89 페이지)' 이 부분은 '퓨처셀프'에서 들어본 이야기와 비슷한다. 먼 미래의 내가 현재를 바라볼 때 이러고 있는 나에게 어떤 말을 할까 하는 개념과 같다.
'무엇이라도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있는 사람은 실패했을 때도 그 안에서 배울 점을 찾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갖고 도전할 때만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반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없는 사람은 한두 번의 실패에도 의기소침해지며 실패한 기억 속에 자신을 꽁꽁 묶어 놓는다. (89-90 페이지)'
그런 사람들은 실패의 경험으로부터 배운 것이 실패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패로부터 실패하지 않는 원인을 찾아내고 그것을 주위의 사람들과 같이 공유하여 내가 속한 조직이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하면 한 번의 실수 또는 실패로부터 한 단계씩 배워나가게 된다는 사실을 생활에서 실천하기는 정말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사람의 마음은 단순히 감정을 담는 그릇이 아니다. 마음은 나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이루고 미래를 빚어내는 도구다. 마음은 다른 어떤 조건보다도 그 힘이 너무 세서 내 손에 들린 이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미래에 가장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특히 이 마음이란 도구는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자세를 아주 좋아한다. 그런 마인드를 갖고 마음을 도구 삼아 활용할 때 마음의 방향성을 따라 내 미래는 활짝 열릴 것이다. (90 페이지)' 결국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지속적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게 되는 것이니 당연한 귀착이다.
'그러니 내 마음이 곧 미래라는 사실을 믿고 지금 이 순간이 과거가 될 미래를 기대하며 하루하루를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자. 이것은 단순히 듣기 좋은 이상 또는 판타지가 아니라 우리가 얼마든지 실천하고 활용할 수 있는 현실이다. (90-91 페이지)'
'칭감들, 칭찬하고 감사하고 들어주라는 말은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인간관계를 쌓아 나가라는 뜻이며 이것은 단순히 도덕적으로 살라는 의미가 아니다. 칭찬하고 감사하고 들어주는 행위는 나를 포함해 우리 모두를 발전시키는 일이며 사회가 보다 안정되고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길이기 때문에 최소한 굶어 죽지는 않을 거란 말로 압축해서 표현한 것이다. (105 페이지)'
책을 읽고 유튜브에서 뉴진스님을 검색해 보았더니 다양한 공연 기록들이 보였다. 승복을 입고 머리가 반질반질한 스님이 무대에서 DJ를 보면서 깡충깡충 뛰어다닌다. 이런 활동이 불교에서 허가를 받았고 포교에도 좋은 것으로 인정되어 상도 받았단다. 시대가 변했구나. 조용히 합장하며 중저음으로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이제 불교의 포교는 노래하며 춤추며 즐겁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