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이 Aug 02. 2019

음악 예술의 경계(境界)

현대음악에 대한 단상-1

마르셀 뒤샹이 <>이라는 이름으로 ‘R. MUTT’라는 서명을 적은 남성 소변기를 세상에 ‘던진  100년이 넘었다. 그가 던진 소변기는 마침 ‘모방 지친 미술계에서 이후 다다이즘의 탄생과 입체파 미술에  영감이 되어주었다. 뿐만 아니라  성의 없는 ‘레디메이드작품은  아트, 미니멀리즘, 개념미술 등에도  영향을 끼쳤고, 현대미술의 시작을 논할 때에 절대 빠뜨려선   중요한 오브제가 되었다. 그것이 단지 ‘아방가르드 불리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뒤샹이 ‘던진소변기는 예술의 정의에 대한  근원적 물음을 던지고  경계를 확장시켰다. 이후 뒤샹을 포함한 예술가들은  많은 이야기를  창의적인 방법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창작하는 방법은 완전히 달라졌으며, 그것을 보는 시각도 완전히 달라졌다. 경계는 무너졌다.


John Cage, <4’ 33”>

 케이지의  유명한 <4’ 33”> 어떤가? 당대 최고의 혁신적인 음악으로 꼽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그게 어떻게 음악이 되냐며 이해할  없다고 혀를 내두르기까지 한다.  작품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많은 사람들은 그의 불확정성과 무목적성에의 달성, 그리고 일상의 소리를 음악의 범위로 편입시킨 아방가르드 작품으로 평가한다. 작품이 세상에 나온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은 그것을 꽤나 실험적인 시도였다고 이야기하고 음악가들은 마치 지금의 자신들의 음악과는  상관이 없는 것처럼 여기기 마련이지만, 그때에는 매우  논란거리였다. 음악의 범위를 획정하고  경계에 힘겹게 쌓은 장벽을 단숨에 깨부숴버렸기 때문인지, 어떤 이들은 ‘도전이라 규정하고 나섰다.


하지만 <4’ 33”>는 기존의 낡은 창작 방식에서 벗어나 음악이 얼마나 다양한 방법으로 구성될 수 있는지 보여줬고, 이후 소음 음악이나 개념 음악 등의 발전에 기폭제가 되어 음악예술 세계를 더 다양하고 풍요롭게 만들었다. 필자가 이를 두고 감히 ‘뒤샹의 소변기 효과’라고 평가하고 싶은 이유이다.


선불교와 주역과 같은 동양 사상과 그것을 이용한 음악의 목표와는 현실적으로 괴리되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존 케이지가 <Music of Changes>에서 작곡가의 의도를 배제하기 위해 이를 도구로 삼은 것은 꽤나 주목할 만하다. 겉모습은 매우 점잖은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음악이 얼마나 다양한 소재와 의미를 내포할 수 있는지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이며 무언가를 기대하는 감상자에게도 일종의 허무함을 안겨주는 충격적인 작품이라 평가할 수 있다.

John Cage, <Music of Changes>


(‘전통과의 경계’로 이어집니다.)

작가의 이전글 다다는 어떤 장난감을 좋아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