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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길 Nov 26. 2021

더 커진 일회용품 안 받기 버튼

점점 커질 거예요.

2년쯤 된 일이지만, ESG의 중요성이 막 피어오르던 무렵 배달의민족에 작은 버튼이 생겼다.

안 쓸 수 있는 선택지를 준다.

일회용 배달문화 확산에 크게 일조한 배달의민족으로서 고민할 수밖에 없었던 부분이기도 하지만, 계기가 어떠하든 영향력 있는 기업이 환경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효과면에서 언제든 응원할만한 일이다.

효과는 굉장했다. 선택지 조차 없었던 시절 모두가 일회용 수저를 받던 것에 비하면, 훨씬 나아졌다. 배달의민족도 ESG용 숫자를 곁들여 홍보자료로 열심히 활용하고 있다.


선택지를 주는 것도 큰 한걸음이지만, 그다음 걸음도 있다.

바로 기본값이다.

기본값이 나타났다.

배달의민족이  걸음 더 내디뎠다. 그 덕에 기본값이 적용된 선택지로 꼭 필요할 때만 수저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짜장면 그릇 수거가 사라진 순간부터 불과 몇 년 전까지 해도 모든 이가 일회용 수저를 받는 게 기본값이었는데, 이제는 역전되었다. 그 역전의 과정에서도 고객의 반발심은 최소화시켰다. 꽤나 고민이 담겨있는 설계라고 생각한다.  


기술적으로 작은 버튼 하나 넣고 기본값을 바꾸는 것은 너무나 간단하고 작은 요소이다. 하지만, 미치는 영향은 절대 그렇지 않다.


스파이더맨의 명대사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아무 책임 없이 힘만 커져버린 기업들에게 ESG를 통해 요구하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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