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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Park Aug 30. 2020

기다리던 반가운 목소리

Jay의 좌충우돌 캐나다 영주권 및 취업 도전기

얼마나 기다렸을까? 3주 가까이 기다린 후 받은 전화에 멀리서 들려오는 카를로스의 목소리는 카랑카랑하고 정답게 들려왔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수많은 업무에 시달리는 카를로스 이기에 나도 전화를 기다렸지만 그렇다고 수시로 전화해서 괴롭히기는(?) 싫었었다. 전화를 받고 나서, 11월 27일~28일 양일에 걸쳐 LA를 방문하고 회사 사장님 프랭크와 면접도 하자고 하였다.


그리고, 자기 신용카드 번호를 불러 줄테니 항공권 구매와 호텔까지 예약을 하라고 하는 것이었다. 인터뷰를 하는 것은 거의 형식적이지만 그래도 회사 사장과 면담도 하고 회사 직원들까지 소개하며,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와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하여 얘기를 하자는 것이었다.


"아, 이제 정말로 이 회사에 일을 하는 것인가? 이제 그 힘들던 시간들이 다가고 나에게도 정상적인 급여와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는 직장이 생기는 구나....."


카를로스의 도움으로 비행기 티켓을 발권하고 호텔 예약을 마치고 통화를 끊기 전에 자신의 계획과 회사 혜택을 간략하나마 얘를 해 주었다. 10년 전에 같이 일했던 기억이 생생하였고 그 때 늦게까지 같이 일했던 모습들이 생각이 아직도 생생하고 열심히 일한 나를 떠올렸고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다시 같이 일하게 되어 무척 감사하고 오히려 나와 같이 일하게 된 것이 회사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한다. ㅎㅎ 아무래도 나를 과대 평가한 점이 없지는 않지만 각오를 단단히 하고 일할 준비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캐나다 영주권자로서 일을 시작하게 되겠지만 변호사와 협의하여 어떻게 미국 영주권을 빨리 받을 수 있을지 협의해 보겠단다. 그리고, 오렌지 카운티에 와서 결국에서는 살면서 나이가 들어도 같이 일을 하자고 한다. 내 마음을 감동시키고 또한 그 말들이 설사 허풍이 많더라도 나에게는 이런 기회가 다시 오겠나 싶었다.


또한, 회사의 혜택도 얘기를 해 주었는데 한국에서 가족들이 이주하는 비행기표, 이사비용 등등 이사 비용도 회사가 다 부담하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얼마 줄껀데?" 가 아닐까 싶다.

먼저 얘기를 꺼내기는 힘들었고 카를로스가 얘기를 꺼내기를 바랬는데 마지막으로 연봉 얘기를 하였다. 솔직히 나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직장을 구하고 있었기에 대기업 신입 초봉이라도 주면 감사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카를로스가 제안한 금액은 그것보다는 훨씬 많았다. 얼마라고 밝히기는 힘드리만 지금까지 대기업에서 근무했던 연봉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제시하였고 해마다 인상을 하도록 회사 사장에게 제시를 해 주겠다고 하였다. 잠시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그 동안 고생했던 일들이 하나하나씩 스쳐 지나갔다.


전화를 끊고 바로 한국에 있는 처에게 이 사실을 알렸는데, 나의 속마음도 모르는 처는 좀 더 부르지? 라고 하는 게 아닌가? 진담인지 농담인지 구분이 안 갔지만 나는 이 순간이 참으로 행복했고 그 동안 나의 모습을 묵묵히 보시고 응원을 해 주신 어머니에게도 전해 드렸더니 누구보다도 더 기뻐하셨다.


"아이고 우리 아들 이제 정말 장하다~" 연신 전화 저 편에서 기뻐해 주시고 축하해 주셨다.

이렇게 카를로스의 전화 한통으로 이제껏 고민했던 캐나다에서의 구직이 서서히 마무리 되어가고 있었고, 오늘도 카풀을 하면서 한푼이라도 더 벌고자 나는 캘거리와 밴프 간 도로를 카풀 이용자들과 같이 달리고 있었다.


카를로스와 전화를 끊은 일주일 후 드디어 LA 공항으로 가는 11월 27일 날이 밝았다.


미국으로 가려면 한국에서 미국으로 들어가는 것 보다는 캐나다에서 가는 것이 훨씬 보안도 덜하여서 수월하였다. 입국심사도 미국 공항에 도착해서 하는 게 아니라 캘거리의 미국 공항입국 심사대가 따로 있어서 그 게이트를 통해 비행기에 오르면 벌써 미국 땅에 도착하는 프로세스였다.


오랜만에 미국으로 입국하는 것이었고, 미국에 뭐하러 가냐고 묻길래, 친구 집에 휴가차 놀러간다고 하였고 내일 바로 돌아온다고 하였더니 쉽게 통관이 되었다... 뭐, 사실대로 얘기한 것이었기에 나도 떨릴 이유가 없었다. 누구든지 입국 심사관 앞에 섰을 때 불안해 하고 질문에 대해 답을 제대로 못하고 머뭇거리거나 거짓말을 할 경우 이 심사관들은 귀신같이 알아보고 2차 심문에 들어간다. 물론 그것들이 그들이 해야할 업무이고 수많은 사람들을 매일같이 겪어 보기에 자연스럽게 인식하는 능력들이 생기는 것 같다.


이리하여 나를 실은 LA 향 비행기는 드디어 캘거리 공항으로 이륙하여 3시간 반 정도 비행하여 미국 LAX에 사뿐히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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