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AI 시대에 HRD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기업 교육이 AI라는 콘텐츠에 완전히 잡아먹힌 시대가 되었습니다. 어찌 보면 AI라는 키워드가 가장 큰 변화를 준 산업이 산업강사 분야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얼마 전 사내 직무역량 교육을 세팅하기 위해서 만난 기업 교육체 담당자분은, 당연하다는 듯이 'AI를 활용한 000' 이라는 주제를 대부분으로 추천해 주시더라고요. 담당자분 말씀으로는 약간 과장 보태서 요즘 교육을 요청하는 기업의 80% 정도가 AI 관련 교육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HRD 업계만큼 세상 Trend 변화에 민감한 산업이 없죠. 기업 입장에서 세상에 대단한 기술이 나왔다고 하는데, 당장 기업의 일하는 구조나 프로세스, 서비스의 핵심 기술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돈도 많이 들고요. 그럼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당연히 '그래서 이 기술이 무엇이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이냐.' '그래서 우리가 제대로 사용할 수 있냐.' 를 확인해야 하고, 당장 이 기술을 직원들에게 교육부터 시키는 거죠. HRD는 다른 무엇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 뭔가 했다고 보여주기도 좋고

Digital Transformation 때도 그랬습니다. 어느 날인가부터 모든 기업교육 콘텐츠에 DT 가 붙기 시작했죠. 'DT 시대의 리더십', 'DT를 활용한 서비스 기획', 'DT의 핵심인재는 이렇게 일한다.' 등등... 다 갖다 붙이니 'DT 시대의 아이 육아법' 은 왜 안 나오나 했습니다. 어디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AI 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우연한 기회로 'AX 시대의 리더십' 이라는 주제로 여러 회사의 사례를 공유하는 컨퍼런스에 참여했었는데, 조금 '읭?' 스럽더라구요. 분명 좋은 사례고, 각 회사에서 고민해서 만든 멋진 리더십 프로그램인 건 맞긴 한데 '저게 AI 랑 무슨 상관이지...?' 싶더라구요.

우리는 조금 다급한 마음으로, 아직 실체를 알지 못하면서, AI라는 기술을 맞이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있다!!

그럼 본론으로 돌아와서, 저도 어쨌거나 한 기업의 성장지원 담당자로서, AI 교육에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막막한 감이 있더라구요. 우후죽순 생겨나는 외부의 AI 콘텐츠들, 대단한 걸 가르쳐 주는 것 같지만 결국 유튜브 쇼츠 콘텐츠나 만드는 강의들, 엄청난 전문가인 양 하지만 결국 프롬프트 몇 번 써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기초적인 사실들만 알려주는 강사들, 그중에서 '진짜 좋은 콘텐츠' 를 찾는 건 역시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외부 콘텐츠를 찾다가 결국 전통적인 산업 강사를 쓰는 방식은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제 역량 부족으로 정말 좋은 주제의 강의를 찾는 건 역시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살아야 하기에, 제가 잘하는 걸 하기로 했습니다. 그건 바로 사내 직원들의 역량 활용! 이라고 말해놓고 직원들을 쥐어 짜내서 콘텐츠 만들기

그래서 작년 처음으로 AI Academy를 시작할 때, 최종 목표를 '사내 직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AI를 활용해서 자신만의 서비스를 만들기' 로 세웠습니다. 늘 강조하지만, 기업교육의 마지막 단계는 자신이 배운 걸 본인의 문제에 적용해서 활용하고 공유하는 것 이어야 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역시 단순히 AI 기술을 배운다! 가 아니라 AI를 활용해 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를 메시지로 담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AI Academy 의 프레임은 총 세 개로 짜여 있습니다.

chatGPT로 설명해 주고 만들어 달라고 했더니, 글자가 좀 깨지네요. 하지만 그냥 써야징.

너무 당연한 프레임이지만 '개론을 알고, 활용 사례를 탐구하고, 나만을 위해 활용해 보는' 프레임입니다. Trend Day 에는 실제 기술을 만들고 있는 MS, Google의 담당자에게 기술의 발전 현황에 대해 듣고, Case Day 에는 다양한 스타트업, 기술자들의 AI를 활용해 만들어 낸 서비스에 대해 듣습니다.

그리고 Makers Day 에는 그동안의 교육 + 기술활용에 대한 교육을 듣고 직원들이 직접 자신의 문제를 정의하고, AI를 활용하여 해결하고, 공유하게 됩니다.

이 교육은 '24년 하반기 동안 진행 되었고, 12월에는 AI 해커톤으로 마무리 짓게 됩니다. 이 교육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는, 다음 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