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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담 Dec 20. 2022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마케터의 일센스’(1)

마케팅을 시작하기 전 알았다면 연봉 N배는 올렸을 일센스 속성과외

일센스는 무엇으로 완성될까. 


‘이런 것까지 회사에서 알려 줘야해?’라는 말을 들으며 목에 수첩을 걸고 다녔던 다는 완벽한 ISFP 인간. 건망증도 심하고 덤벙거림도 심해 일정을 잊는 일도 잦았 다. 내가 쓴 글에 오타도 찾지 못해 지적당하기 일쑤. 게다가 홍보대행사를 처음 경험하는, 아직도 학생티를 못 벗은 23살의 어린 청년은 그런 사람이었다. 내가 보내는 퀵배송이 어디로가서 어떻게 쓰이는지, 이렇게 수집하는 뉴스 클리핑 자 료가 무슨의미가 있는지 의미도 목적도 모르고 일하니 실수가 배로 날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그 모든 걸 물어볼 용기도, 엄두도 못내 던 그런 사람. 


내가 기억하는 사회 초년생의 내 모습이다. 양심적으로 관찰해 보건대 나는 일 머리가 그리 뛰어나지 못했다. 아니, 사수의 한 숨소리와 모니터뒤에서 내가 보낸 자료를 읽으며 스읍- 하고 실방울 소리를 내던 사수의 모습을 상상하면 나는 일머리가 없는 편에 가까웠다. 


그래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흔히 말하는 '근성' 덕분이었다. 작성한 자료가 몇번이고 수정요청과 함께 돌아와도 그저 될 때까지 다시 해보는 것이 당시 나의 최선이었다.  수정에 지친 사수가 차라리 본인이 고친다 해도 기어이 한 번만 더 해보겠다고 하던 것이 내가 낼 수 있는 최선의 용기였다. 다행스럽게도 나의 귀한 사수는 나에게 ‘될 때까지’기회를 주고 기다려 줬다. 어쩌면 그 시간 동안 더 힘들었던 건 사수였을 지도 모른다. 일도 힘들고 바쁜데 일 머리 없는 팀원 가르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그렇게 2년이상을 ‘그럭저럭 열 심히 하는 친구’로 회사 생활을 했다. 깡말라서 수줍음도 많고 겁도 많은 것 같은 애가 시키는 건 또 될 때까지 하 는 ‘소심한 악바리’랄까. 


그렇게 시간이 지나 홍보대행사에 입사한지 1년여가 지나면서 내가 하는 일과 일 의 의미, 목적을 비로소 제대로 이해하게 되고 조금 더 큰 관점에서 내가 하는 일을 바라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비로소 그때부터 약간의 일머리, 센스가 생기기 시작했다. 홍보대행사에서 2년차까지도 가장 많이 했던 일 중 하나는 ‘퀵 보내기’였다. 이 간단한 업무도 일의 목적과 의미를 알기 전과 후 로 엄청난 차이가 난다. 


일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는 A와 일의 목적과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 B의 모습을 모아도 그 차이가 크다. 둘에게 퀵배송을 해야하는 주소와 담당자 연락처, 물품 리스트를 전달된다. 맥락을 모르 는 A는 받자마자 전화를 퀵업체에 전화를 걸어 눈에 보이는 아무 쇼핑백에 제품 을 담아 스템플러로 봉한 뒤 손으로 아무렇게나 적은 주소를 적어 퀵을 발송한다.  맥락을 이해한 B는 퀵배송정보와 제품리스트를 받은 ‘언제까지 보내드리면 좋을 까요?’라고 사수에게 질문을 한다. 그리곤 시간을 체크 후 수령자에게 전화를 걸 어 ‘지금 보내면 점심시간에 받게 되실 수 있으니, 넉넉히 3시까지 도착하도록 보 내드리겠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곤 반듯하게 주소지를 프린트해 쇼핑백에 붙이고,  제품을 넣은 쇼핑백은 테이프로 깔끔하게 봉해 두었다 발송한다. B는 이 제품이 기자에게 전달되어 촬영용 제품으로 사용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또한 브 랜드에 대한 인상이 좋을수록 차후 다시 한번 요청 줄 것이고, 홍보 노출 면도 늘어날 수 있음을 이해하고 있었다. 혹 제품을 꺼내다 흠집이 나거나 손이 베이 지 않도록 쇼핑백 윗면도 스템플러가 아닌 테이프로 봉한 것이었다. 일의 맥락을 이해하게 되면 이런 차이가 난다. 물건을 배송하는 것 하나도 이렇게 차이가 나 는데, 연차가 높아지고 하는 일의 규모가 커질수록 그 차이가 얼마나 날지는 설 명 안해도 알 듯 하다. 그리고 그 차이는 결국 성과차이로, 연봉차이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


사례에서 보듯 일머리, 일센스는 일의 ‘의미’와 ‘목적’을 정확히 이해하고 시야를 넓게 가지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 맥락을 정확하게 이해할 때 ‘굳이 더 해야하는 일’이 무엇이고 ‘굳이 할 필요가 없는 일’은 무엇인지 알게 되기 때문이다. 일의 의미와 목적을 아는 것은 ‘질문’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대게 질문을 잘 하지 않아온 사람의 경우 질문을 무서워 한다. 질문을 한다는 것은 나의 모자란 모습을 내놓는 일이라 생각하거나, 괜히 혼날 수 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는 질문한다고 혼날 일도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혼나더라도 질문하고 답을 받는 순간 일머리가 한뼘 성장한 다는 것이다.‘나는 일 머리가 없나봐’라고 자책하는 대신 궁금증을 쥐어 짜내서라도 질문하자.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자. ‘나는 아직 연차가 낮지 않은가. 질문 안하는게 이상 한 거다. 당연히 질문할 수 있다’ 혹 그래도 ‘이런 질문까지 해도 되는지 모르겠 는데’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 기준을 대입해보자. ‘이와 관련된 설명을 이전에 들은 적이 있었나’, ‘동료나 친구들, 인터넷에 찾아보면 나올 자료인가’. 이전에 설명해준 적도 있고, 인터넷에 검색해도 나오는 정도의 자료라면 묻지 말고 다시 찾아보자. 그럼에도 헷갈린다면 그때 물어보면 된다.  


생각 해보기 : 

- 내가 하는 업무 중 가장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 그 일의 목표과 배경은 무엇인가요? 

- 그 일을 위해 굳이 더 해야 할 일과, 굳이 더 하지 말아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 지금 하는 것 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추가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 내가 하는 일에 대해 더 알고 싶은 게 있다면 어떤 질문을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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