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게 좋은 거지 ‘ 병에도 약이 있다면..
내가 정한 나의 블로그 닉네임은 일을 시작한 지 10년이 지나도록 ‘덕대리’다. 내 이름의 한 글자와 내 첫 직함을 더한 닉네임이다. 아주 작게 사회적 조직적 위치가 생김과 동시에 그다지 큰 책임은 지지 않는. 그 적당함이 아주 맘에 들었다.
내가 그 위치를 좋아했던 이유는 누군가를 이끌거나 조직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부담 스런 없무없이 오직 나의 일만 하면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리를 훌쩍 넘어 팀장이 되고 나니 내 본체가 못하는 부족한 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다른 것은 보고 배우고 어찌어찌 따라 하고 있다. 그럼에도 가장 어려운 것이 두 가지 있는다. 첫 번째는 ‘당차게 주장하는 것’이다. 나는 매우 수용적인 인간이자 공감 능력이 높은 편이다. 내 나름의 주장을 펼치지만 반론이 나오면 이내 수긍하고 만다. 사실 일을 하며 명확한 답은 없다. 때로는 목소리 큰 놈(?)이 이기는 상황도 많다. 그런데 나는 목소리 높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 생각엔 모로 가도 서울로만 가면 장땡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팀원들은 그렇지 않았다. 모로 가도 서울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려했던 방향과 방식이 아니라면 사기를 잃기도 한다. 나만 괜찮은 때는 지났다. 우리가 괜찮은 일을 해야 하는 때다. 우리가 괜찮으려면 나는 꽤 강단 있는 대변가이자, 때로는 거칠기도 한 설득 가여야 한다.
강단 있고, 거칠고, 때로는 언성을 높이는 일이 나에겐 어려운 일이다. 강하게 대하지 않으면서 내 의견을 명확히 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나 같은 소심이들이 ‘강단 있어져야지!’하고 맘먹으면 어느 날 급발진을 해버린다. 답지 않게 일을 그르쳐 버리는 것이다.
특히 상대방이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닌 감정적으로 어필하는 때에는 말문이 막힌다. 표정관리가 어렵다. 다만 그럴 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그때끄때 이치에 맞는 말로 대응하는 것, 무논리와 감정적인 어택에는 그대로 자리를 떠버리는 것 정도. 그리고 이후에 서면이나 3차를 통해 상황을 정리하는 것이다.
우리가 대척점에 설 때, 현명하고 나답게 대처하는 방법을 아직도 나는 잘 모른다. 10년 차가 넘어도 종동 울기도 하며, 도망 다니기도 한다. 때론 일름보가 되기도 한다. 가장 현명하게 갈등을 해결하고, 설득하는 방법이 있을까?
팀원들을 위해서, 나를 위해. 이 소심이 팀장은 다짐한다. 나도 좀 싹퉁 모리 없이 굴어보자고, 말도 안 되는 고집도 좀 부려보자고. 훈련 좀 해보자고.
소심이의 팀장 1년 차 고민 일기, 투비컨티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