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브런치, 인스타, 블로그 등 SNS 채널을 가지고 있다 보니 답하기 쉽지 않은 상담글이 자주 댓글로 달린다. 간호사 진로에 관한 이야기, 면접, 취업, 학교선택에 관한 이야기라 직관적으로 답하기 어려운 것들이 대부분이다.몇 날 며칠 고민하거나 직접 리서치해서 알려주는 경우가 많다.
찾아보고 고민해 알려주는 것까지는 오케이다. 댓글 질문에 답을 함으로써 또 다른 글이나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소스가 되기에 되려 고맙다. 그런데 문제는 그 후 반응에 대한 내 마음이었다. '어떻게 알아듣기 쉽게 설명할까, 질문자에게 가장 최고의 솔루션이 무엇일까, 혹시 상대가 나의 답변을 참고로 선택하고 후회하진 않을까?'생각을 거듭한다. 남자친구한테도 그런 장문의 편지를 써본 적이 없을 정도로 긴 댓글을 달면 반은 '도움이 됐다, 고맙다'로 대댓글 달지만 반은 아무 반응도 하지 않는다.
물론 대가를 바라고 답을 단건 아니지만 '기브 앤 테이크'라고 가는 게 있으면 최소한 '잘 알겠다. 참고하겠다' 대꾸정도는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요즘 인심에 온라인이라 얼굴도 모르고 다시 만날 일 없으니 자기가 원하는 것만 취하면 그만일 수 있겠다 싶으면서도 '이 정도면 먹튀 아니야?'서운한 감정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애썼던 마음이 존중받지 못한 느낌이랄까?
책 '나답게 일하는 것'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준만큼 받겠다는 생각은 버려라.
"뭔 소리야? 자선사업가도 아니고, 줬으면 받는 게 인지상정이지."속 좁은 생각을 했는데 이어 나온 말을 보고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도움의 씨를 뿌리면 그 씨는 언젠가 꽃이 되어 나에게 돌아올 테니까'
기브 앤 테이크 마음으로 서로 돕고 도움을 받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억울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누군가를 도왔으면 그 보상은 꼭 내가 도와준 상대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가 나를 도와줌으로써 돌려받게 될 테니 말이다.
생각해 보니 나는 이미 여러 번 경험했다. SNS에 달린 질문으로 찾아보고 발견한 새로운 솔루션을 콘텐츠로 만들어 차곡차곡 쌓았더니 생각지도 못했던 제안들이 들어왔다. 언젠가 청중 앞에서 나의 경험에 대해 강의를 하고 싶다 막연히 생각했는데 진짜 강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대학교에서, 고등학교에서, 여성 인력센터에서, 비영리단체에서.
아무리 강의제안이 와도 준비되지 않았다면 수락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제안을 받아들인 건 수많은 댓글을 달며 알게 된 새로운 정보들과 간접체험이 더해져 깊어진 나만의 경험으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생긴 까닭이다.어떤 질문에도 대답할 수 있는 자신이 있었다.
이제는 기대하고 답글을 쓰지 않는다. 그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면 그걸로 된 거다.어디선가 먼 곳에서 나를 돕는 인연이 있을 것이고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내 생각의 폭이 넓어졌으니 괜찮다.
모두가 다 내 맘 갖지 않다. 그러니 나는 줬는데 상대에게 받지 못하더라도 너무 서운해 않기를, 상처받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