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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씨씨s Jun 07. 2024

올바른 정체성 세우기

정체성 작게 유지하기 & 매일 덜 틀린 사람으로 거듭나기

정체성 작게 유지하기

   우리가 어떤 정체성을 고수할수록, 그것을 넘어 성장하기는 힘들어진다.

   나를 구성하는 정체성 중 일부를 거대하게 만들지 않으면 이 문제들은 해결된다. 폴 그레이엄(Paul Graham) 식으로 말하면 "당신의 정체성을 작게 유지하라." 하나의 믿음이 나를 규정하게 둘수록 삶에서 도전을 맞닥뜨릴 때 적응하는 능력이 줄어든다.

   정체성 상실에서 오는 충격을 줄이려면 자신이 해왔던 특정한 역할이 변화할 때조차 정체성의 중요한 측면들이 유지되도록 자신을 재규정하는 것이다.

- 제임스 클리어,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매일 덜 틀린 사람으로 거듭나기

   사람은 누구나 나름의 가치관에 따라 살아간다. 우리는 그걸 지키고 정당화하고 고집하며 살아간다. 일부러 그러지 않더라도 우리 뇌가 우리를 그렇게 만든다. 앞서 말했듯이, 불합리하게도 우리는 기존 지식과 믿음에 크게 좌우된다. 자기가 착하다고 믿는 사람들은 그 믿음과 모순되는 상황을 피하게 된다. 자기가 요리를 잘한다고 믿는 사람은 그 믿음을 스스로에게 증명할 기회를 자꾸만 찾게 된다. 우위를 점하는 건 언제나 믿음이다. 먼저 자신을 보는 관점과 자신에 관한 믿음을 바꾸지 않는다면, 회피와 불안을 극복할 수 없다. 다시 말해, 변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자아를 찾아라'와 같은 말을 따르는 건 위험하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확신이 스스로를 특정한 역할이나 쓸데없는 기대에 옭아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잠재력과 기회를 자기 발로 차버릴 수도 있다. 너 자신을 절대 알지 말라. 그래야 끊임없이 노력해 깨달음을 얻게 되며, 자신의 판단을 과신하지 않고 타인의 생각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다.

- 마크 맨슨, 『신경 끄기의 기술』


저자 모두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요약해 보자면, 지향하는 정체성 혹은 가치관을 고정해두지 말라는 것이다. 무언가를 고집할수록 그 안에 갇히기 쉽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변화에 잘 대처하기 위해 유연성을 가지라는 것이다.


분명 같은 내용이지만 표현방식이 사뭇 다르다. 나는 그 차이에 주목하고 싶다.


제임스 클리어의 경우, 제목이 정체성 작게 '유지'하기이다. 즉 정체성을 바꾸더라도, 동시에 무언가는 남겨야 한다는 것이다.


제임스 클리어는 고교 시절까지 촉망받는 야구선수였다. 그러나 날아오는 공에 잘못 맞아 코뼈가 함몰되고 두개골에 금이 가는 부상을 겪으면서, 야구선수의 길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어린 시절 그의 정체성의 중요 부분은 '운동선수'였다. 사고로 야구 인생이 끝났을 때 그는 무척이나 고통스러웠다. 퇴역 군인이나 전직 기업가들도 이와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따라서 그는 이런 정체성 상실에서 오는 충격을 줄이려면 상황과 조건이 변할 때조차 정체성의 중요한 측면들이 유지되도록 자신을 재규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나는 운동선수야. → 나는 정신적으로 강하고 육체적 도전을 사랑하는 사람이야.

난 대단한 군인이야. → 나는 단련되고, 믿을 만하고, 팀에서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이야.

난 CEO야 → 난 기초를 세우고 창조하는 사람이야.

 

제임스 클리어가 정체성의 변화에도 변하지 말아야 할 것에 집중했다면, 마크 맨슨은 변해야 할 이유에 초점을 두고 있다.


마크 맨슨은 시작부터 '넌 틀렸다. 그리고 나도 틀렸다.'라는 전제로 출발한다.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매일 덜 틀린 사람으로 거듭나는 것'이라 말한다. 그는 우리가 선택하는 가치관이 필연적으로 불완전하며, 이를 받아들여야만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의 믿음은 외부의 영향에 따라 쉽게 변하고, 우리의 기억은 절대 믿을만한 것이 아니다. 우리의 무지는 우리보다 더 크다. 무언가를 확신하려 하면 할수록, 더 불확실하고 불안해지게 된다. 반면에 불확실성과 무지를 받아들일수록, 자기가 뭘 모른다는 사실을 더욱 개의치 않게 된다.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면 판단하지 않아도 된다.


결국 마크 맨슨은 회피와 불안을 극복하며, 스스로 성장하고 타인과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 매일 덜 틀린 사람으로 거듭나라고 말하는 것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늘 옳다는 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틀리고 당신이 옳을 때도 있다. 내가 보여주려는 건 평범한 현실이다. 당신과 세상이 대결하는 느낌이 든다면, 실제로는 당신과 당신 자신이 대결하는 게 현실일 가능성이 크다.

- 마크 맨슨, 『신경 끄기의 기술』 p.167


목표가 없다면 긍정적인 감정도 없다. 왜냐하면 사람은 스스로가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을 확인하면서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기 때문이다. 성취감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긍정적인 감정이 없으면 사람은 쉽게 무기력해진다. 따라서 정체성 내지 가치관 즉, 지향점이 중요하다. 이제 질문은 어떤 목표를 어떻게 세우고 실천해 나가야 하는가이다. 이는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개인을 둘러싼 환경이 매 순간 변하기에, 스스로도 목표를 계속해서 바꿔 나가야만 한다.


올바른 정체성을 세우는 건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다만 제임스 클리어와 마크 맨슨의 이야기를 통해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 힌트는 다음과 같다. 우선은 정체성의 변화가 필수불가결한 것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기본 속성 때문이기도 하고, 현대 사회가 그 어느 때보다 변화가 빠른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다음은 정체성의 변화를 맞이하더라도 '변하지 말아야 할 것과 변해야 할 것 사이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중심 뼈대를 먼저 잘 세우고, 그 위에 제방을 쌓으라는 의미이다. 제방은 언제든지 바꿀 수 있도록 유연성을 갖되, 중심 뼈대는 어떤 상황과 조건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도록 튼튼히 세워야 한다. 즉, 핵심만 남기고 나머지는 언제든지 바꿀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올바른 정체성을 세우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변화를 수용하고, 핵심과 그 외의 주변적인 것들을 구별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이것이 끝없는 자기 계발과 세상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 이유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영구하지 않다. 삶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런 와중에도 삶은 계속된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각자 자기만의 삶 속에서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우리의 삶을 마치는 그날까지 계속 가져가야 할 숙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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