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와인 친구와 지난번 체레토 바롤로에 이어 체레토 바르바레스코를 마셨다. 피에몬테의 여왕(바르바레스코)은 피에몬테의 왕(바롤로)에 비해 어떤 다른 매력을 보여줄지 궁금했다.
와인을 잔에 따르자 은은한 가넷빛 색상이 시선을 사로잡았고, 향의 강도가 제법 있어서 코를 잔에 대기 전에도 장미향이 피어올랐다. 맛에 전반적으로 장미와 제비꽃 뉘앙스가 깔려있고 체리와 감초, 향신료도 함께 느껴진다. 긴 여운에서 흙, 젖은 낙엽, 시가향도 나타난다. 알코올 도수가 14.5도로 높지만 풍부한 산도가 받쳐주어서 알콜감이 그렇게 튀지는 않았다. 바디감은제법 묵직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꽃향이 더 부드럽고 그윽해졌다.
느껴지는 향의 종류는 대체로바롤로와 비슷하지만 상대적으로 바롤로는 더 강건하며 바르바레스코는 더 섬세하고 우아하다. 아마 점점 더 부드러워지는 꽃향그리고 향기로운 향신료향이 그런 차이를 빚어내는 것 같다.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 모두 맛있지만 바롤로가 좀 더 내 취향에 맞는 것 같다. 그러나 언젠가는 지금의 이 생각을 바꿔줄 바르바레스코가 등장하지 않을까. 그날을 기대하며 앞으로도 이태리 와인 탐방은 계속될 것이다.
20240625 체레토 바르바레스코 2018 with 에그인헬, 하몽 루꼴라 브루스케타 in 어바웃풍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