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 비밀의 화원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는
새들은 걱정 없이
아름다운 태양 속으로
음표가 되어 나네
향기 나는 연필로 쓴 일기처럼
숨겨두었던 마음
기댈 수 있는 어깨가 있어
비가 와도 젖지 않아
어제의 일들은 잊어
누구나 조금씩은 틀려
완벽한 사람은 없어
실수투성이고 외로운 나를 봐
톡톡 튀고 반짝이는 음표처럼
하늘을 날 수 있다면
코를 함께 자극하는 글씨처럼
숨겨도 드러난다면
함께 있어 비를 맞아도
젖지 않는다면
오직 현재만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
실수투성이고 외로운 나를
온전히 사랑할 수 있으리라
난 다시 태어난 것만 같아
그대를 만나고부터
그대 나의 초라한 마음을
받아준 순간부터
하루하루
조금씩 나아질 거야
그대가 지켜보니
힘을 내야지
행복해져야지
뒤뜰에 핀 꽃들처럼
점심을 함께 먹어야지
새로 연 그 가게에서
새 샴푸를 사러 가야지
아침 하늘빛의 민트 향이면
어떨까
그대가 있기에
나는 노력한다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도록
지치지 않도록
불행해지지 않도록
나로서 꽃 피울 수 있도록
새로 연 가게에서
점심을 함께 먹을 수 있다는 것
아침 하늘빛에 어울리는 향을
맡을 수 있다는 것
매일매일
새로운 일상을 더할 수 있다는 것
그보다 더할 것이 있을까
난 다시 꿈을 꾸게 되었어
그대를 만나고부터
그대 나의 초라한 마음을
받아준 순간부터
월요일도 화요일도 봄에도
겨울에도 해가 질 무렵에도
비둘기를 안은 아이같이
행복해줘 나를 위해서
그대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기에
한 주의 시작에도
따뜻한 봄날에도
추운 겨울에도
햇빛이 저무는 무렵에도
그저 순수하게
오로지 기뻐만 하는 아이처럼
그대가 행복해지길
난 다시 태어난 것만 같아
그대를 만나고부터
그대 나의 초라한 마음을
받아준 순간부터
난 다시 꿈을 꾸게 되었어
그대를 만나고부터
그대 나의 초라한 마음을
받아준 순간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