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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ga and story
Apr 09. 2021
학교는 가야겠는데.. 우리나라에 그런 학교가 있을까?
자퇴 후 펼쳐진 삶 (8)
고등학교 자퇴 후 2년 동안 펼쳐진 삶.
학교를 왜 가야 하는지를 깨달았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기준이 달랐어요.
명문학교, 사람들이 제일 알아주는 학교?
가면 좋기야 하겠지만, 더 이상 간절하지 않았죠.
그런 곳이라면
전 또 열등감이나 공허함을 느낄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대다수가 '높은 성적'이라는 단일한 목표를 향해 가는 곳에선 또 괴리감을 느낄 것 같았거든요.
수능 점수로 가는 곳이라면 안 되겠구나.
'수능이라는 단일한 잣대 말고,
다양한 삶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학교 없을까?'
문득 상상했어요. 19살 여름쯤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기대는 하지 않았어요. 과연 그런 대학교가 우리나라에 존재할 거라고 믿지 못했거든요.
어떤 계기, 어떤 통로였을까.
구체적인 방법은 잘 떠오르지 않는데
결국, 찾아냈어요.
입시 전형 자체에서
수능 점수가 아닌 지원자의 생각을 궁금해하는 곳.
교수라는 호칭이 없고
선생님이라고만 부르는 곳.
사회에 그대로 순응하지 않고
문제의식을 가져도 되는 곳.
나 자신에 대해서
마음껏 탐구할 수 있는 곳.
입학하는 과정 자체도, 그 학교에서 만난 사람들도
대체로 그랬어요.
1학년 때까지는 특히나, 과연 존재할 거라고 생각도 못하고 어렴풋이 그리던 곳을 만난 게 너무 신기하고 감격스러웠죠.
물론 그 뒤로는 그냥 사람 사는 곳 다 비슷하다고 느꼈지만 말이에요. 알고 보니 그 학교를 벗어나서도, 모두가 본질을 고민하더라구요. 오히려 학교에 갇힐 뻔했었죠.
그 학교 합격은 20대 초반의 저에게 양면적인 영향을 끼쳤던 것 같아요. 자유와 방종 사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