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또한 지나가리라. 그냥 지나가게 돼 있어. 힘들어 죽을 것 같아도, 그 시기를 지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람이라는 게, 계속 힘들 수만은 없어요.
Q. 기사님, 인생에서 제일 벅차다 싶은 시기가 언제일까요?
= 50대 중반쯤이 절정 아닐까.
Q. 아 정말요? 저희 부모님 봐도 그런 것 같기두..
= 왜냐면. 그때가 애들 낳고, 학교 다니고 키워야 되잖아. 그때가 제일 정점. 33살부터 55살까지.
Q. 그리고 엄마 아빠도 결혼생활 오래 하셔서 그런지 종종 싸우시고
= 당연하지
Q. 갑자기 인생 왜 살지 싶어지네요
= 벌써 그러면 어떡해. 다 그 또한 지나가리라
Q. 이거 지나가도, 또 힘들잖아요
= 그래도, 또 그 또한 지나가리라
Q. 생각해 보니까, 지금도 좋아하는 사람, 연애 이런 고민 많이 하는데. 결혼하고 오래 살다 보면 다른 누군가를 좋아할 수도 없고. 이미 만난 사람이랑 어떻게든 해야 될 텐데 만약 안 맞다 싶으면...그렇다고 새로운 사람 만날 수도 없고. 지금도 인생 벅찬데, 그땐 불평 불만 더 장난 아니겠다. 하... 인생.. 어쩔 수 없다. 이 힘든 거 그냥 감내하고 사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는 수밖에 없네요? = 맞아요. 그러니까 내가 얘기하잖아요. 그 또한 지나가리라. 그냥 지나가게 돼있어. 힘들어 죽을 것 같아도, 그 시기를 지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람이라는 게, 계속 힘들 수만은 없어요.
Q. 나 죽었다~ 생각하고 이 숨이 끊어지는 날까지 그냥 눈 딱 감고 살고 있어야겠다
= 즐기면서 사는 거야. 그러면서 작은 것에 행복을 느끼고
Q. 즐길 수 있을까요?
= 마냥 힘들다가도, 잠깐 여유 생겨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아 행복해” 이런 게 행복이에요. 다른 거 없어.
Q. 그런데 저는 그런 사소한 것에 겨우겨우 행복 느끼는데, 요즘 잘나가는 사람들 많잖아요
= 잘나가는 사람은 1%야.
Q. 그런 사람들 보면 자괴감 들고, 비교되고, 우울하고, 슬프고, 나는 왜 이 모양인가 싶고, 자존심 상하고!!! 그런데 어쩔 수 없다니...
= 그런 사람들은 1%야. 어쩔 수 없어. 내가 뭐 어떻게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그냥 내 처지에 맞게 열심히 살면 돼. 그러다 보면 뭔가가 생겨.
Q. 어렸을 때 차라리 꿈이나 갖지 말 걸. 꿈이라도 꾸지 말 걸. 괜히 꿈만 잔뜩 품었다가..
= 사람이 위를 쳐다보면 한도 끝도 없어요. 위만 쳐다보고 살 수 없잖아.
Q. 그냥 아직도 자꾸 희망 품나 봐요
= 희망은 있어야지 당연히. 희망은 포기하면 안 돼
Q. 그런데 희망대로 안 됐을 때, 더 우울하고 절망감에 빠지고, 신세 한탄하게 되니까
= 내가 어느 시점에서 뭐가 잘못됐지? 이렇게 다시 돌아보고 그래야지. 자꾸만 그렇게 나쁜 쪽으로만 생각하면 안 되는 거야. 어느 선에서 내가 이걸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된 거지? 그걸 느끼고
Q. 어릴 때는 공부하면 되고, 뭔가 길이 보였잖아요. 성적 잘 받으면 되겠다라든지. 그런데 지금은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싶을 때가 많아요
= 사는 게 힘들긴 힘들지. 힘들어요.
Q. 사람들 다 대단하다 정말. 하 인생... 어떻게들 살아내는지
= 하하하하하. 나도 벌써 할머니가 됐어요. 그냥 나는 아들이 한 명인데 일찍 장가를 갔어요. 스물일곱에 장가를 갔어요. 일찍 장가를 가고 싶었대요. 그래서 가라. 대신 엄마는 아무것도 못 해준다. 나도 나이 먹어서 너한테 안 기댈 테니까, 저도 네가 알아서 잘 살아라. 그런데 일찍 결혼하니까 좀 안정된 게 있더라구. 애기도 있어요 7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