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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훈 Nov 17. 2020

끊김 없이

너무 소중했던 순간에 마침표를 찍기가 아쉬워서.

#글 안 끊고 한번에 이어쓴 글


밤새 두세 개의 꿈을 연달아 꾸느라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긴 밤을 보내고, 전날 밤 내일은 없는 것처럼 풀타임 전력으로 무리해서 운동한 덕분에 온몸 구석구석 찌뿌둥한 상태로 겨우 맞이한 아침, 그리고 그 명성에 걸맞게 뜨겁고 숨 막혔던, 오늘따라 유난히 더 지옥 같았던 출근길 지옥철을 겨우 탈출했지만 사무실 도착하자마자 주말 간 발견 된 오류 몇 가지를 부랴부랴 수정하느라 정신줄 꽉 붙잡으면서도, 해외로 취업하는 바람에 오늘 출국하면 몇 년간 보지 못하는 친구와 다시 돌아오면 꼭 밥 한 끼 하자며, 부디 건강하라는 걱정 섞인 마음을 전달하면서도 한편으론 고생한 취업 준비의 결과가 잘 나와서 축하하는 마음을 담은 몇 분 동안의 애절한 통화를 진한 아쉬움 끝에 마치고, 퇴근 후 있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참 많이 아끼는 동생과의 저녁 식사 약속은 불가피하게 파투가 나버리기까지, 어떻게 보면 글루미한 기운이 가득한 블루 먼데이 같지만, 오늘은 왠지 이상하리만치 기분이 좋아서 하루종일 들뜬 기분으로 일을 하다가, 이 기분 좋음이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 평소엔 잘 마시지 않던 물을 주말 간 많이 보충해서 그런 걸까, 어제 홀샤에서 오랜만에 솔로 파트를 하느라 걱정했는데 녹음이 기대보다 훨씬 잘 되어서 그런 걸까 한참을 생각해보다가, 그 이유를 찾기보다는 지금의 기분을 기록해보는 게 낫겠다 싶어서, 감성 글 올리는 걸 추구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오늘은 괜히 끄적여보고 싶었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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