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 지식, 커뮤니케이션, 경험, 리더십, 네트워킹, 예측 역량 개발
3번의 취직, 7번의 이직, 대학 졸업 후 20년을 돌아보며 인생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 전부터 좁고 어려운 길을 굳이 택하고 있다는 안타까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육군 장교, 화재보험 전산실, IT회사 국방사업팀에 신규 취직과 신입의 대우를 받고 첫발을 내디뎠고,
미국계 B사 마케팅(Product Marketing)을 시작으로, 미국계 O사 미들웨어 소프트웨어 영업, 미국계 I사 미들웨어 경쟁전략 및 마케팅 소프트웨어 영업, 미국계 A 사 파트너 매니저를 거쳐, 2년여 국내 S사 디지털 마케팅 설루션 사업 본부장 및 프로젝트 매니저, 국내 N사 디지털 CTO를 거친 뒤, 처음으로 상품 제조사인 프랑스계 L사 Digital IT Manager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남들보다 많은 취직과 이직을 경험하면서 난 참고 견디며 큰 도약을 하기에는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을 많이 느낀다. 남들 다 있는 높은 점수의 토익 성적도,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최고 학부나 높은 GPA도, 그렇다고 석사를 한 것도, 어떤 특별한 자격증도, 유명한 회사의 인턴을 통한 도약도, 아버지나 친인척 찬스도 없이 20년이 넘게 잘도 취직하고 이직해왔다.
물론 7급, 5급 공무원, 각종 고시, 전문 자격증, 해외 유학과 석/박사 학위 등을 토대로 빨리 큰 조직에 주요한 자리를 꿰찼던 선배, 동료, 후배들이 부럽지 않았던 것도 아니다. 난 왜 그때 그런 시험 준비를, 왜 열심히 취직 준비를, 왜 열심히 자격증 준비를 하지 않았던 것일까 수 없이 되뇌며 자신을 한탄했던 적도 많았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취업과 이직을 거치면서 주변의 친구들과 선배님 후배들에게 이직과 관련된 조언을 드리다 보니, 많은 젊은 사람들이 아직도 자기에게 맞지 않는 방법으로 취직과 이직, 그리고 인생의 성공을 갈망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자격증, 각종 인증 점수, 커뮤니케이션 능력, 업무 경험, 관련 지식, 리더십, 네트워킹 등 여러 가지 취업과 이직의 관련 요소들이 있지만, 상황에 따라 자신의 강점에 따라, 연차에 따라, 직무에 따라, 지나온 경험과 옮기고픈 목표 기업 및 직무의 특성에 따라,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준비해야 할 항목은 확연히 다르다.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기업과 직무에서 원하는 것이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신입 취업을 꿈꾸는 초년생들에게 장벽처럼 가로막는 부담들은 건강한 도전의식과 목표의식을 주기보다 사회가 취준생의 미래를 막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대기업의 환상을 좇아 높은 스펙에 몰두하거나, 공무원이 안정적이라며 고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모습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저들은 알까? 이것들은 모두 이런 스펙과 고시를 초년생 때 통과하기 용이한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자기들 만의 표준 취직 템플릿일 뿐이라는 것을. 그것이 미래의 안정성을 보장하지도, 그렇다고 스펙이 모자라 보이는 사람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살 확률을 높여주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오히려 더 손쉽게 원하는 자리에 오르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사회 초년생에게 과도해 보이는 혹은 실질적인 변별력이 부족한 이런 스펙과 테스트의 존재에 대한 또 다른 측면으로는, 경력과 경험을 판단하기 어려운 신입을 뽑기 위한 기업의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경력과 경험을 검증 혹은 확인할 방법이 있다면 이런 테스트보다 실질적인 경험의 확인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대기업, 외국 기업, 유망한 벤처기업 등 사회 초년생 때는 부족한 스펙과 경험, 인맥으로 바라보지 못했던 그런 기업들도, 경력이 쌓이면 그렇게나 취직하고 싶어 했던 화사들에 훨씬 쉽게, 그리고 더 높은 연봉과 처우를 받으면서 입성할 수 있는 방법이 수 없이 많다는 것이다.
취직에 고통받으며 미래를 불안해하고 있는 수많은 사회 초년생들을 위해 몇 가지 팁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우선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대기업이, 외국기업이 사람을 많이 뽑는다고 해서, 그곳에 열심히 지원해 보았으나 실패한 사람들은 그 노력을 작지만 망하지 않을 기업을 찾아 경력을 쌓는 데 우선 집중하는 것을 제일 먼저 권고하고 싶다. 대기업에 영상 찍어 보내고, 시험 준비하고, 스펙 준비해서 면접 준비하는 그 노력으로, 작은 기업의 기업 정보를 검색하고, 면접에서 열정을 보여준다면 취업의 문을 활짝 열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에 들어가기만 하면 나중에 망해도 작은 기업으로는 이직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작은 기업 출신들은 뭔가 부족하고 일을 못 배웠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이런 선입견을 증명시켜주는 열정 없고, 되는 대로 살아온 일부 사람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실무에 바쁘고 인력이 부족한 작은 기업에서 체계적인 문서 기반의 기획업무와 보고서의 기반기술을 익히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업무를 바라보는 시야와 문서화 능력에서 일부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긴 하다. 다만, 대기업 출신이라고 모두 문서와 커뮤니케이션에 능하고 작은 회사 출신이라고 업무를 바라보는 시야와 기획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본인의 관심과 업무에 완벽을 기하려고 하는 최선이 자신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자격, 지식, 커뮤니케이션, 경험, 리더십, 네트워킹, 예측 능력 등 취업 및 이직을 고려할 때 각 요소가 상황에 따라 다른 우선순위를 갖게 된다. 주로 대규모 선발을 하는 과정에서는 자격증과 지식을 위주로 검증하지만, 경력이 쌓일수록 직무에 필요한 다른 요소들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자격증 등은 거의 무시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미래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지식과 자격으로 구성되는 스펙에 올인하기보다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네트워킹 능력 등 소프트 스킬에 투자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신입, 주니어, 중견, 리더십으로 커리어 단계가 발전하면서 기업에서 어떤 업무 역량을 주로 원하는지 또 해당 레벨의 업무에서 어떤 역량을 키워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간단히 기술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