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간의 제품 변화, 그리고 앞으로
알라미가 세상에 태어난 지도 벌써 10년입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하는 만큼, 알라미도 참 많이 변해왔습니다. 와중에 알람앱을 10년 동안 만들고 있다고요? 앞으로는 요?라는 글이 나올 정도로 사람들은 계속해서 의아해합니다. 사실 저도 입사할 무렵 비슷한 의아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알라미에 계속해서 더해질 가치가 무엇이 있을까? 달리 말하면, 개선하거나 추가될 기획이 더 있을까?
앞선 글을 통해 제이(딜라이트룸의 대표이자 알라미 아버지, a.k.a 알버지)는 앞으로 알라미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미션 & 비전을 활용하여 설명한 바 있습니다. 아침에 기상하는 순간에 집중하여 확실히 깨워주던 알라미는, 잠들기 전부터 잠에서 깨어난 직후의 여정으로 그 책임 범위를 넓혀가고 있죠. 이전에는 어떻게든 깨워주기만 하면 해결되는 문제들을 풀어왔다면, 이제는 더 나아가 상쾌하고 개운하게 깨워주어 성공적인 아침과 하루를 맞이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 보다 구체적으로 어떤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을까요?
궁금해하는 많은 분들을 위해, 2023년 한 해를 굵직하게 돌아보며 알라미에 어떤 변화들이 실제로 일어왔는지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그 전년도까지 알라미는 매출 그로스에 크게 집중하는 편이었습니다. 목적 조직(스쿼드)도 애드캐리 (광고 수익화)와, 섭스(구독 수익화)를 필두로 구성되어 왔는데, 덕분에 매출 볼륨이나 이익률이 상당히 건강하게 성장시켜 올 수 있었죠. 와중에 가치 확장을 위한 시도들도 조금씩 병행해오고 있었는데, 2023년에 접어들면서 보다 ‘본격적으로’ 삽을 뜨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간 수많은 그로스 실험들을 통해, 이미 마련된 가치 (확실히 깨워주는 가치)를 십분 레버리지하여 크게 매출액을 증진시켜 온 만큼, 이제는 매출과 관련된 지면에서의 여러 사용성들을 챙겨야 할 시점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UX를 챙기며 실험을 해왔다지만, 매출 그로스 실험의 위너가 누적되는 과정에서 미처 챙기지 못한 부분들이 쌓여갔기 때문이죠.
구독 스쿼드에서는 그간 해오던 구매화면 최적화, 구독 상품 및 가격 최적화를 이어가면서도 구독 여정과 관련하여 기본적인 여정들을 추가하였습니다. 가령 월구독에서 연구독으로, 연구독에서 월구독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해 주었고 앱 내에서 구독 해지를 할 수 있는 플로우를 더해주었죠. 또한 구독 전환에 큰 기여를 못하고 있던 프리미엄 기능들을 무료로 풀기도 했습니다.
광고 스쿼드에서도 마찬가지로 그간 해오던 광고 호출 로직 최적화, latency 개선 등을 이어가며 기존의 알람 리스트 화면의 배너 광고 및 네이티브 광고들을 없애고, 참신한 광고 지면을 더하는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로써 한번 더 유저 사용성은 높이면서 매출액을 높이는 그로스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각 스쿼드에서 사용성을 챙기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어느 스쿼드에도 속하지 않는, 조금 애매한 영역들의 사용성을 포괄적으로 챙겨야겠다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알라미가 하나의 유기적인 제품으로 보이지 않고 여러 기능이 덕지덕지 붙은 프랑켄슈타인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발로 한 움직임이었습니다. 하여 이 모든 것을 아울러 챙기는 사용자 여정 TF (이하 여정 TF)가 짧고 굵게 운영되었습니다. 그간 쌓여온 셀 수 없이 많은 사용성 관련 백로그들을 진행해 주었고, 그 결과 서로 정말 다른 앱처럼 보였던 Android와 iOS 가 서로의 부족했던 디자인 및 동작을 상향 평준화 시키며 많이 닮아졌습니다.
또한 대대적인 온보딩 개편이 진행되었는데 덕분에 D1 리텐션이 무려 20% 가까이 개선될 수 있었습니다.
사용성을 함께 챙기는 매출 스쿼드들과 여정 TF, 그렇게 기존의 기본적인 사용성들이 한껏 채워지며 리텐션과 매출을 함께 챙길 수 있었던 첫 분기였습니다. :)
그간 만반의 준비를 끝으로 제품의 가치 확장을 위해 힘차게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목적 조직인 ‘슬립’이 출범했고, 기존의 ‘모닝’ 스쿼드도 유기적으로 협업을 하며 여러 굵직한 피쳐들을 출시했습니다. 유틸리티 서비스가 아닌, 웰니스 서비스로의 체질 변화가 실질적으로 시작된 것입니다.
조금씩 더해왔던 수면 쪽의 가치는, 당시 입면에 도움을 주는 수면 음악 (슬립 사운드) 제공과 수면 환경 조성 (수면 모드) 제공이 전부였습니다. 아무래도 제공된 가치의 크기가 그리 크지 못하다 보니 유의미하게 가치가 확장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본격적으로 목적 조직(슬립 스쿼드)이 창설된 이래로 입면과 숙면의 문제 해결을 위해 부단히 달리며 괄목할만한 가치 성장들을 일궈왔습니다.
2분기 수면 판별 로직이 더해지며 잠/깸 분석을 통해 수면의 ‘양’을 진단해 주기 시작하더니 3분기에는 수면 단계 (얕은 잠, 렘, 깊은 잠)를 분석하여 수면의 ‘질’까지 진단해 주었고, 4분기에는 수면 중 행동 패턴 (코골이)를 감지하여 피드백을 강화하였습니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제품 내 수면 기능의 사용율이 크게 증대했고, 잘 재워주는 앱으로서의 입지를 보다 탄탄히 다져갈 수 있었습니다.
이미 탄탄하게 제공되고 있던 기상 쪽에서도 기존의 확실한 기상 내에 존재하던 구멍을 확실하게 메워주었습니다. 유저들이 알람을 해제하지 않고 도망치는 (이하 치팅 cheating) 플로우를 막는 기능으로, 아이러니하게도 유저들이 가장 많이 요청 주던 기능 중 단연 1등이었습니다. 앱을 삭제하거나 전원을 끄는 것을 기술적으로 막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는데요, 다행히 Android는 그 방법을 어떻게든 찾아내어 기능을 구현하였고, iOS는 방법이 없어 기획으로 풀어냈습니다. 알람이 울렸을 때 치팅하지 않게끔 셀프 벌금을 설정해 두는 방식이었죠. 결과적으로 알람을 치팅하는 유저들까지도 확실하게 일어날 수 있게끔 기상 가치를 더 공고히 할 수 있었습니다.
굵직한 가치들을 다져가는 와중에, 유저들의 제품 사용을 더 진작시킬 수 있는 기본적인 그로스 장치들을 구현해 두었습니다. 2분기부터 약 1년간 매주 1회 이상의 푸시 메시지(CRM) 실험을 진행하면서 알람 사용 리텐션을 높여왔습니다. 2분기 말에는 친구를 초대하면 프리미엄 구독권을 얻을 수 있는 친구 초대 기능을 출시하여 처음으로 바이럴 루프의 기반을 닦게 되었으며, 3분기 말에는 일정 기간 매일 알라미를 사용하면 프리미엄 구독권을 얻을 수 있는 출석체크(기상 챌린지) 기능을 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정리하면,
2023년 초 우리는 매출 그로스와 더불어 그간 잘 챙기지 못했던 기본적인 사용성들을 다져 리텐션을 높였고,
2023년 중후반 우리는 본격적으로 수면 가치로 확장하면서 동시에 놓치고 있던 기상에서의 가치도 공고히 하였습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필요하다고 느낀 Activation 그로스 장치(푸시 메시지, 친구초대, 출석체크)까지도 마련하였다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게 맞이한 2024년, 1년 전 이맘때와 비교하면 제품은 정말 크게 달라졌습니다. 덕분에 관련된 비즈니스 매트릭도 유의하게 성장했죠.
하지만 여전히 가야 할 길은 많이 남아있습니다.
먼저 수면과 기상을 연결 지으며 유저의 핵심 여정을 구축해야 합니다. 각각의 기능들의 가치를 높여두었으나, 유저 입장에서 밤부터 아침까지 쉽고 매끄럽게 연결 지어 사용하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두 가치의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의 그로스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웰니스 서비스로서 수면에 대한 ‘진단’ 뿐 아니라 실질적인 ‘처방’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입면 문제를 겪는 유저, 수면 퀄리티 문제를 겪는 유저 등 수면과 관련한 문제를 진단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궁극적으로 뾰족하게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들이 제공될 예정입니다.
이에 더해, 제품 그로스 측면에서 Activation, Referral 퍼널을 탄탄하게 다져가려 합니다. 유저들이 제품 내 다양한 기능들을 더 잘 쓸 수 있게끔 작년에 마련해 둔 몇몇 장치(홈배너, 푸시 등)들을 레버리지하여 주요 기능들을 활성화시키고, 레퍼럴 기능들을 다각화하여 적정 바이럴 계수를 갖춰감으로써 제품이 자생적으로 커나갈 수 있는 선순환 루프들을 구축해 나갈 예정입니다.
그리하여 연말에는 DAU 300만, D1 리텐션 60%, 구독 매출 180억, 광고 매출 200억을 만들어내는 슈퍼앱으로의 성장을 그려가고 있습니다. :)
이 글에서 이야기한 작년 한 해 동안 벌어진 일들은 30명의 소수 정예 멤버들이 의기투합하여 만들어 낸 소중한 결과물들입니다. 돌아보면 대단한 생산성이었죠. 약 15명으로 구성된 제품 조직의 직무 간 & 목적조직 내 협업 프로세스가 끊임없이 효율화되고 또 훌륭한 인재들이 시기적절하게 합류했던 것이 가장 중요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달성해야 할 과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비효율의 구멍을 찾아 해결해야 하고 또 좋은 사람들을 찾아서 동료로 삼아야 비로소 달성할 수 있을 과업들입니다.
“알라미에 계속해서 더해질 가치가 무엇이 있을까?” “개선하거나 추가될 기획이 더 있을까?”라는 의아함이 있으셨다면 이 글을 통해 확실하게 해소되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DAU 300만, D1 리텐션 60%, 구독 매출 180억, 광고 매출 200억을 만들어내는 슈퍼앱으로 가는 여정에 함께 하시길 원한다면, 주저 없이 연락을 부탁드립니다.
늘 그랬듯 알라미는 2024년도 쑥쑥 커갈 예정입니다. 앞으로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