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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phan Seo May 19. 2024

시간이 없다는 거짓말

미라클 모닝 : 인생을 두 배로 살 수 있는 기적

원래도 하루를 빼곡히 채워 살기를 좋아했지만 올해 3월부터는 더 이상 물리적으로 시간이 없다고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딜라이트룸에서는 Head로서의 역할 비중이 늘기 시작하면서도 PO로서의 실무 욕심을 덜어내질 못하고 있었고, 대외적으로는 여러 모임들이 계절의 변화와 함께 왕성해질 무렵이었습니다. (돌아보니 4월에는 개인 일정의 개수가 30일간 30개가 넘더군요.) 


우선순위에 입각하여 덜어낼 것들을 덜어보려 했지만 전부 저에겐 가치 있는 일들이라 쉬이 포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커리어적인 성장에 대한 갈증이 아주 심해지던 때였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시간을 더 만들어낼 수 있을까 - 오히려 이 모든 것들을 수행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주어진 역할들을 수행할 시간뿐 아니라 스스로 고민하고 공부할 시간까지도 확보하고 싶었습니다. 


그리하여 지난 두 달 동안 스스로의 라이프 사이클에 큰 변화를 주어 보았습니다. 일종의 실험을 진행해 본 셈인데요, 목표 지표는 '하고자 하는 모든 것들을 해낸다'일 테고, 부정 지표는 '몸 건강, 마음 건강'이었던 것 같습니다.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몇 가지 깨달음들을 간단한 기록으로 남겨봅니다.



하루를 2시간 일찍 시작


저의 하루 일과를 돌아보니 마치 Window의 디스크 조각모음처럼, 모아볼 조각들이 보였습니다. 보통 밤 12시~1시 전후에 잠에 들어 7시~8시에 기상하곤 했는데요, 톺아보니 밤 11시 이후에는 그다지 의미 없는 콘텐츠 소비를 하는 습관이 있더군요. (저 같은 경우 게임이나 웹툰, 쇼츠 류를 일절 소비하진 않습니다만, 지식 전달 형태의 유튜브 채널과 스포츠 하이라이트를 즐겨봅니다.) 해당 콘텐츠는 출퇴근, 이동 시간에만 소비해도 충분할 것 같았습니다. 


그리하여 이제는 밤 11시가 되기 전에 무조건 잠에 듭니다. 그리고 새벽 6시 전에 일어나 매일 아침 7시부터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다른 동료들이 출근하기 전 2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매일 2시간이 확보되니 일주일에 10시간, 한 스프린트(2주)에 20시간이 확보됩니다. 아무도 저를 찾지 않을 고요한 아침 시간대의 2시간은, 다른 때의 2시간과 그 퀄리티가 확연히 다릅니다. 1.5배의 가중치만 먹여도 하루 3시간이 확보되는 셈입니다. '시간이 없다'라고 느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매일 아침 7시에 하루를 시작


01. 저녁이 있는 삶


두 달을 지속하는 동안 야근은 거의 안 한 것 같습니다. 아침 시간 2시간을 집중해서 활용하니 굳이 야근까지 할 필요는 없더군요. (야근 대신 조근을 가끔 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하루를 2시간 일찍 마감했더니 아이러니하게 저녁이 있는 삶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중에 주 2회 PT를 꾸준히 이어가고, 개인적인 저녁 일정들도 빼곡히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마침 해도 길어져서 하루를 이틀 사는 기분이 들더군요. 


02. 높아진 회복 탄력성


삶에서 큰 스트레스를 마주하게 되면, 단기적으로는 본인만의 회복 탄력 기제를 통해 깊은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게 유의해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그 스트레스의 원인을 발라내어 끝내 해결해야 합니다. 늘 그것을 잘해왔다고 생각했는데, 극도로 바빠지게 되어 물리적인 시간이 빠듯해지니 그게 쉽지 않더군요. 아침 시간 2시간이 확보되니 근시일에 겪은 스트레스들을 객관화하여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불필요한 감정을 덜어내고 바라보니 별거 아닌 스트레스들도 있었고, 당장 특정 액션 아이템으로 해결해야만 했던 스트레스들도 있었습니다.


결국 이때의 회복으로 나머지 하루 22시간의 생산성이 훨씬 더 극대화됩니다. 불필요한 잡념이 사라지니 업무 생산성도 늘어날 테고, 무기력하게 늘어져있는 시간도 줄어들 것이고, 수면 퀄리티도 훨씬 좋아질 테니까요.


03. 삶의 주체로서의 영향력


또한 한창 바빠지던 때에는 점차 삶의 주체 자리에서 밀려나는 느낌이 들기 마련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큰 파도에 힘겹게 이끌려 가는 느낌이랄까요. 몹시 불쾌했던 그 느낌을, 소중한 아침 시간 2시간으로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회사 업무를 포함하여 전반적인 저의 투두들을 한판에 모아보며 삶의 방향을 튜닝하는 데에 사용했습니다. 각 투두들의 Why를 한 번씩 짚어보는 것만으로도 큰 효능이 있었죠. 이를 매일 반복하다 보면 하루 10분 ~ 20분만으로도 삶의 주체 자리를 되찾을 수 있게 됩니다. 



04. 그 외 뜻밖의 효능들 


아침 7시에 출근을 하면 출근 길이 가볍습니다. 지하철 인파가 확연히 줄어들기 때문이죠. 이는 러시아워에 물리적으로 소모되는 체력/근력 에너지,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는 에너지 등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세이브 해줍니다. 또한 저녁 약속을 아침 약속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저녁 7시~9시 약속을 아침 7시~9시 약속으로 대체하는 셈이죠. 삶이 훨씬 유연해지는 느낌입니다.



미라클 모닝에 대한 재조명


미라클 모닝에 대해 '단순히 아침 시간을 얼마 더 쓸 수 있게 되었다'로만 생각했었는데요, 그 시간을 어떠한 목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추가적인 시간 확보' 외의 가치가 훨씬 더 큰 것 같다고 느낍니다. 고작 2시간으로 보일 수 있는 그 아침 시간이, 결과적으로는 두 배의 인생을 살고 있다는 느낌으로 이어지고 있으니까요. 


너무 바빠서 시간이 없으신가요? 잠들기 전 1-2시간을 아침 시간 2시간으로 치환해 보세요. 

지금의 삶의 두 배도 살 수도 있겠구나 라는 기적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그나저나 너무 바빴어서 글도 한 달 만에 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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