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건축을 생각하며..
2020년 노스웨스턴 대학교에서 하는 아이들 프로그램에 참가하러 갔다가 학교 건물들을 찍을 기회가 있었다. 요즈음 한참 떠오르는 대학교라서 그런지 돈을 많이 들이 건물들이 새로 많이 들어서 있었다. 그중에 인상적인 건물이었는데 미시간 호수를 바라보고 있는 주차장 건물이었다. 값싼 브릭과 외부로 열려있는 각 주차층에 패브릭을 수평으로 덧대는 것으로 외장을 마감했다. 주변 건물들이 모두 석재 마감이던지 글라스 같은 값비싼 대학교 건물들로 인해 오히려 눈에 띄는 건물이었다. 열려있는 호수 쪽으로는 물결 무니 패턴을 주어 건물의 아이덴티티를 주었다. 입면의 비례도 많이 생각한 건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당시에 나의 게으름에 누가 디자인했는지는 찾아보지 않았는데 지금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한 것이라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되었다. 내 상사가 자신의 작품들을 설명하는 기회가 있었는데 이것을 자기의 대표작품으로 넣어서 볼 수 있었다. 갑자기 호감이 드는 순간이었다.
좋은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보통은 돈을 많이 들이게 된다. 하지만 제한된 금액 속에서도 이렇게 아름다운 건물이 나올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건축가의 의지와 클라이언트의 의지라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구직을 하면서 대부분의 규모가 있는 건축 사무소들이 의외로 '디자인'에 생각하지 않고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에 다니던 SOM이 그중에 디자인을 생각하는 회사였고, 지금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도 몇 개 남지 않은 디자인을 생각하는 회사인 것 같다.
주차장건물 바로 옆에 서 있는 건물이다. 개념을 알기 위해서는 하늘 위에서 바라보아야 하는.. 밑에서는 알 수 없는 앵글들로 가득한 건물인데 석재와 유리, 알루미늄 차향등이 이러한 앵글에 맞추기 위해 힘들게(?) 들어서 있다. 각각의 석재나 유리들이 형태에 맞추기 위해 직각을 찾아보기 힘들다. 건축하는 사람이 보면 '우와 돈많이 들었겠다' 생각이 저절로 드는 건물이다.
P.S. 사실 지금 내가 회사에서 이런 건물을 하고 있다. 존재감을 보이기 위해 아주 오랜만에 3D 모델을 컴퓨터로 하고 있는데 모델을 만들기 힘든 건물은 지어지기도 힘들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네이며 씩씩 거리며 디테일을 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