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을 위해서 그렇게도 힘들었나 싶다
사흘 동안 부산 여행을 왔다. 여행의 첫 번째 목적은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에서 상영하는 영화를 보기 위함 이였다. 나는 영화에 관련된 사람은 아니다. 영화를 사랑하긴 하나 그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사랑하는 거 같다.
작년 부국제를 처음 갔을 땐 호기심이었다. 그 호기심은 연례행사가 되어 올해도 왔고 내년에도 어김없이 방문할 것이다. 왜 이렇게 된 것 인지 생각하면 가까운 영화관에선 상영하지 않는 새로운 나라의 영화를 볼 수 있다. 이로써 세계는 확장된다. 또 개봉 전의 영화를 볼 수 있고 Gv(관객과의 만남)에선 영화에선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것을 알게 된다. 다른 이들의 질문과 대답을 들으면서 또 한 번 영화를 보게 된다. 특별하게 여겨지는 건 평소 영화관을 가서 느낄 수 없는 생동함을 느낄 수 있다. 영화에 가까이 있는 이들 또 같은 것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목도할 수 있다. 결국 난 또 사람을, 이야기를 쫓아다닌다.
이 순간들은 내가 가진 세계가 세상의 전부가 아님을 새삼스레 체감한다. 이건 일상을 잘 살아가고 싶은 나의 필요성이다. 사흘의 시간이 생의 흔적이 된다. 흔적을 내내 상기할 것이다. 이 순간들을 잊지 않기 위해 또 돌아다니게 될 것이다. 어쩌면 난 이 흔적을 위해서 그렇게도 힘들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