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은 처음이라서요
세상을 긍정의 눈으로만 바라보기엔 정당성과 관계없이 부당하고 불합리한 일들이 일어난다. 하지만 그런 일들은 나에게만 일어나지 않고 매번 그 일들을 따지며 살 순 없다. 그렇다고 해서 참아야 한다면 삶이 피폐해질 것이다. 오늘의 난제는 이것이다. 어떤 관계이든 간에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예의를 지키고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실 이 말도 주관적 일 수 있다.
실망스러운 상황과 사람들을 만나면 늘 똑같은 사람 되지 말자 하며 상황에서 벗어나길 선택하거나 신경 쓰지 않기로 선택했다. 한편으론 부정적인 상황을 견디고 대응할 자신도 없었고 벗어난다는 선택은 명쾌하고 깔끔했다. 얼마 전 그런 상황이 닥쳤고 늘 그래왔듯이 상황을 벗어나야겠다는 선택과 이행을 결심했다. 그렇게 가까운 이들과 이야기 나눴고 생각을 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투쟁을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 ‘옳지 않은 일을 옳지 않다고 한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 ‘상황이 악화된다면 어차피 벗어나면 그만이잖아?’ 라는 생각을 했다. 그만하기로 하는 결심이 궁금증으로 나아간 것이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투쟁의 마음이 일렁인다. 쉽지 않은 일임은 자명하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 여겨진다. 난제는 엉켜진 실처럼 단번에 풀리지 않지만 일단 풀어보려고 한다. 혹여나 풀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단호히 잘라야 한다는 다짐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