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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고고학

by 채도해

오랜만에 넷플릭스를 틀었다. 검색을 하다 사랑의 고고학이라는 영화를 만났다. 이 영화는 만난 지 8시간 만에 사랑에 빠진 영실과 인식이 등장한다. 인식은 영실을 자유로운 영혼이라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함께 할 거라는 약속을 받아낸다. 약속과는 무관하게 시간이 흐를 수 록 인식은 영실에게 집착하고 관계는 뒤틀리지만 영실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럼에도 8년의 시간을 함께하고 헤어지고 영실은 자신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자신의 사랑을 마주 보려는 준비를 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사랑에 아파하고도 언제 그랬냐는 듯 사랑은 피어난다. 사랑은 날 것을 보이게 한다. 옳으냐 그르냐 보다 날 것을 보이고도 사랑하고야 마는 사랑의 본질을 알고 있는 것이다. 사랑은 그럼에도 비합리를 감수하고자 하는 마음인 듯하다. 그러므로 위대하다. 언제나 진리는 간단한 듯 사랑은 그럼에도 와 그러므로로 설명된다. 보는 내내 인식에게 분노했고 영실이는 어떤 결단도 내리지 않는다. 그런데 영실이는 그럴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애잔하고 응원하게 된다. 영실이는 굳건하고 자신만의 속도와 방향을 가지고 자신으로 향하고 있으니 그 모든 과정을 끝끝내 지켜보게 된다. (그러니까 영실 언니가 좋은 남자 만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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