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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붓꽃 Jan 08. 2024

이방인

나의 유학생활 고찰

오늘 오랜만에 모인 친구들과 미국 유학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다들 유학을 고등학교, 혹은 그 이전부터 오래 하던 친구들이다. 성향차이겠지만 내가 아는 많은 유학생들이 생각보다 유학 생활을 그리 즐거운 경험만으로 여기지 않는다. 번아웃이 왔던 친구도 있고, 음식등이나 문화가 맞지 않은 친구도 있고, 가족과 한국을 항상 그리워하는 친구도 있다. 각기 각자의 다른 이유로 한국으로 리턴하는 경우도 종종 많이 보았다.


나는 다행히도 미국 생활을 나름 즐겼다. 다양한 경험을 했고 한국의 경직된 입시 시스템에서 벗어나서 조금은 더 자유롭고 하고 싶은 것들을 많이 경험해 볼 수 있었다. 두 문화에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감사한 기회였다. 또, 부모님 곁에서 떨어져 살다 보니, 자립심을 많이 기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말하면, 나는 어디에서나 반쪽짜리 삶이 라고 표현을 할 수 도 있겠다. 나는 미국에서 아무리 발버둥 쳐도 이방인이다. 이 사회에서 조금 다른 사람. 나는 외국인. 이는 미국에서 직장을 찾을 때 특히 뼈 저리 느끼는데 미국에서 직장을 찾을 때 항상 물어보는 질문 중에는 "시민권자입니까?"와 "우리 회사로부터 스폰서가 필요합니까?라는 질문은 나의 외국인 신분을 상기시켜 주고 때로는 서글프게 만든다.


그래서 미국은 나에게 다양한 경험과 새로운 기회의 장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차별과 내 외국인 신분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가끔은, 유학을 한 것을 후회하기도, 나중에는 가족들이 있는 한국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커리어의 첫 시작은 미국에서 하고 싶다.


사실 이런 외국인/내국인으로 나눠지는 신분이 아니어도 우리 모두는 어떤 부분에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방인일 수 있겠다. 나도 내 마음 깊숙한 곳에 있는 이야기는 잘 꺼내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다른 사람들과 내 세계를 끝까지 공유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나의 상처를 가장 은밀한 곳에 숨겨놓는다는 점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이방인인 것이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 모두는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채 살아가고, 때로는 이러한 차이가 이해의 벽을 만들어,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 우리는 종종 타인의 삶에 깊이 공감하기보다는, 자신의 경험과 감정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때때로 외롭게 느껴지고 자기 연민의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한편에는 우리는 항상 이해받고 싶어 하고, 공감을 원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공감과 이해를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서 서로를 알아가고,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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