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에서 생활하면서 아플 때 또는 의사의 도움이나 조언 또는 건강이 염려가 될 때 무엇보다 한국이 너무나도 그리워진다. 한국에서도 정말 우리나라 의료는 최고다라고 느꼈지만, 정말 어찌할 수 없는 이 답답한 의료 시스템을 보유한 나라에서 해외 생활을 하다 보니 정말 우리나라 의료 기술이 앞서있다는 것을 체감하게 됐다.
노르웨이에서 주치의(GP, General Practitioner) 시스템으로 의사 진료가 필요한 경우 본인 주치의에 연락해야 한다. 흔히 주치의라고 불리기 하지만 가정의(한 가정을 전담하여 계속적으로 건강에 관한 진료나 상담을 하는 의사)에 적합하며 즉, 나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맡는 의사라고 이해하면 된다.
아쉽게도 나의 주치의가 누가 되길 원하는지에 대한 선택 사항은 존재하지 않는다. 처음 노르웨이 와서 '당신의 주치의는 홍길동입니다.'라는 우편이 도착하고 이후 주치의 변경을 원한다면 1년 동안 2번의 변경 기회가 주어지는 데, 이 또한 대기 명단이 길어 단기간 내에 의사 변경이 이뤄질 수 없는 것이 노르웨이 현실이다. 즉, 당장 내 주치의가 마음에 안 들더라도 나와 안 맞더라도 빠른 시일 내에 의사를 변경할 수는 없다.
아울러 수요에 비해 공급이 훨씬 낮아 주치의 한 명 당 1,000명 이상의 환자를 맡게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나의 주치의는 노르웨이에서 거주하던 3년 동안 2번이나 바뀌었는 데 그 이유는 의사의 사직으로 인해서였다.
어떠한 이유로든 담당 주치의가 변경되는 경우, 환자들에게 사전에 연락 주는 경우는 없으며, 이전의 주치의 사직으로 인해 담당 주치의가 김 아무개로 변경됐다는 안내가 제공되며, 환자에게 다음 주치의를 택할 수 있는 선택권은 없다. 자동 추첨과 같다.
두 번의 변경을 거쳐 현재 나를 담당하고 있는 주치의가 보유한 환자의 수는 1,550명이며 내가 거주하는 곳과 멀리 떨어져 있고 또 대다수의 노르웨이 사람들이 그렇듯 해당 의사 또한 공감력이 낮고 형식적인 말만 할 뿐, 뚜렷한 치료를 제시, 제공하지 않아서 나는 다른 의사로 변경을 신청해 둔 상태이다. 하지만 그 의사 앞으로 대기를 걸어놓은 인원이 100명이 넘어가기 때문에 언제 변경될지는 미지수이다. 아마 최소 1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의사 얼굴 보기란 쉽지 않은 데, 시간 예약하기가 정말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온라인 사이트 및 어플을 통해 예약을 진행 할 수 있지만 두세달간 이내에 예약 가능한 일을 찾기 쉽지 않다. 언제나 늘 예약이 꽉 차있는 의사 스케줄을 확인 할 수 있으며, 현재 상황이 좀 안좋은 데 예약이 꽉 차 어려운 경우 해당 주치의 진료센터에 전화를 해, 상태를 설명하고 하루 이틀 또는 며칠 이내에 의사를 만나야 하는 상태라면 리셉션 직원이 시간을 잡아 주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리셉션 운영 시간 동안 굉장히 짧은 편이고 이렇게 쉽지 않게 예약을 하고 가도 의사를 예약한 시간에 딱 맞춰 만나지 못하고 기본 10분~20분을 기다려야 한다.
이외에도 노르웨이 여름 휴가 기간인 6월부터 8월 사이에는 주치의 또한 휴가를 가기에 의사 만나기가 더 어려워진다.
노르웨이에서 겪게 된 주치의 시스템의 장점을 보자면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의사를 만나, 나의 건강에 대한 부분을 계속 체크 업 할 수 있다는 것으로 생각되는 데 그 이외의 별다른 장점은 찾아볼 수 없다.
그 이유로는 노르웨이 의사들 중 괜찮은 의사 찾기가 정말 힘들다. 모든 의사의 실력, 능력이 다른지만 대체적으로 의사들의 공감 능력, 처치 능력이 이 떨어진다 느꼈고 한국에서 타이레놀 약처럼 쓰이는 파라세타몰, 이북스 조합만 처방할 뿐이다.
이에 초기에 증상 확인하고 해당 질병이 더 악화되지 않게 힘쓰기보다는 해당 질환인지 확실해지고 난 후에 처치에 들어간다. 그러기에 초기 진료, 발견이 늦어져 암 같은 질병을 초기에 발견하기란 매우 힘들 것이라 체감된다.
특히 안과의사와 같은 전문의 등을 만나려면 기본 3개월 또는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노르웨이 또한 의료진 부족 및 더딘 진료 시스템으로 인해서 일어나는 여러 사례들도 나타나며 몇몇 의사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고충이 드러나지만 이처럼 어려운 실상을 늘어놓는 것은 하루이틀 얘기가 아닌 데, 의료 시스템을 더 나아지게 하려는 움직임 및 그에 관한 행동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인력 및 시설 부족과 더불어 감당 안되는 환자 수로 의료진들이 힘들기에 환자가 질병과 더불어 그 힘듦을 감당해야 한다는 메시지이자 핑계로 느껴졌다.
노르웨이 응급실 번호 116117
노르웨이 앰뷸런스 번호 113
노르웨이 응급실에 대한 시설을 얘기하자면 한국과 너무 달라 놀라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여기서의 응급실 개념은 응급 환자를 '필터링'하는 역할을 한다. 즉, 2시간, 4시간, 6시간 이상 기다려 응급실에 들어가도 치료를 제대로 못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왜냐하면 해당 치료를 할 수 있는 의료진 또는 기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여기는 환자의 예후를 병원에서 지켜보는 태도가 아니라 일단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경과를 지켜보라며 집으로 돌아갈 것을 권고하기 때문에 이에 따라 집으로 돌아갔다가 적정 치료 시기를 놓쳐 안타깝게도 사망하는 경우도 발생하곤 한다.
응급실에 환자를 받고 심각한 경우라면 대학 병원으로 인계를 한다. 하지만 응급실로부터 대학병원까지 이송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기 때문에 대학 병원으로 가는 것은 의식이 불명하지 않는 이상 온전히 환자의 몫이다.
이는 내가 직접 격은 경험으로 한쪽 무릎이 갑자기 부어올라 걸을 수가 없어 응급실을 향했는 데 4시간 넘게 기다려 응급실에서 엑스레이를 찍었지만 별다른 소견이 보이지 않지만 대학 병원으로 인계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직접 가야 한다 했고 당시 거동이 불편한지라 어디를 걸어갈 수도 없었고 택시 타고 가자니 너무 부담스러웠다. 다행히도 시아버지께서 차로 직접 데리러 오셔서 응급실로 데리고 가주셨는 데 대학병원에 들어가서도 2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너무나 답답한 마음에 간호사에게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냐고 물었더니 다른 응급 환자들이 많아서 내 차례가 돌아오면 그때 안내받을 것이라 했다. 팔찌 색깔로 응급 레벨을 구분하는 데 아마 나는 정신도 몸도 나름 말짱하니 해당 응급 환자 중 레벨이 낮았던 것으로 예상한다. 수차례, 여러 명의 의사들이 나의 상태를 보러 왔고 나는 나의 상황을 마치 처음처럼 계속해서 설명하고 같은 질문에 마치 처음 들은 것처럼 다시금 반복하여 답변해야 했다. 하지만 결국 받은 진단은 알 수 없음으로 '파라셋, 이 북스' 약 처방이 다였다. 응급실부터 시작해 대학병원까지 총 대기시간이 약 8~9시간이었는 데 결과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었고, 약 처방 또한 약국에서 흔히 구하고 구할 수 있는 가정상비약이었다. 이후 집에서 쉬며 나아지지 않으면 주치의에게 연락하라는 것이 그들의 안내사항이었다.
이와 같은 대학 병원의 경험을 통해 그날, 나는 개인적으로 노르웨이 의료 시스템 및 의료진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됐다. 이러하듯, 응급실로 간다고 해도 몇 시간을 기다리고 기다려도 제대로 된 치료 및 해당 문제에 대해 확인 가능한 진단 기계, 그리고 현재 상태를 판단 가능한 실력을 보유한 의료진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노르웨이 응급실 시스템을 통해 느낀 것은 '응급 상황'에 내가 적절한 의료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은 미지수, 물음표라는 의문을 남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