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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Aug 08. 2024

클릭, 클릭...억지로 떠먹는 정보, 포털의 피로감

세상담론(2)

출근. 노트북을 켜고, 인터넷이 연결되면 자연스럽게 포털사이트부터 찾는다. 일단 속보가 궁금. 밤 사이 무슨 일이... 하다가 연예인 누가 열애를 한다더라, 이런 기사 제목에 본능적으로 클릭을 한다. 그리고 관심도 없었던, 같이 보이는 연예 기사를 몇 개쯤 본다. 요즘은 밤 사이 올림픽 소식. 경기 결과와 화제성 기사들도 클릭한다. 주식시장, 부동산, 다이어트, 건강, 인테리어 등등. 나는 의도하지 않은, 알고 싶지 않은 정보들까지 클릭하고 시간을 소비한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도 클릭하는 순간 시간은 순삭. 나의 선호를 반영한 알고리즘은 속절없이 나를 그곳에 묶어둔다. 배도 안고팠는데 먹방 숏폼을 이어 보다 배가 고파지고, 굳이 살 생각도 없는 것들을 광고를 보다가 결제까지. 그리고 필요했는데, 잘 샀어. 죄책감을 덜어낸다.


나는 포털의, 소셜미디어의 노예쯤 된다. 우리 대부분은 묶여있다. 완전히 벗어날 수도 없다. 다만 좀 줄이고 싶다는 생각으로. 뉴스는 지면 스크랩으로 보거나 언론사 사이트에 직접 들어가서 보려고 한다. 칼럼부터 찾아본다. 페이스북과 X는 계정 비활성. 인스타도 비공개, 필요한 정보를 얻으려 계정만 유지하는 정도. 유튜브는 정보도 얻지만 무료한 시간을 흘려보낼 수 있어 끊지는 못하고 있다. 그나마 요가, 명상, 강의, 역사물이나 정보성 영상 등을 보며 추천 영상을 세탁해 보려는 노력은 하고 있다.


요즘 점점 더, 인터넷 생활이 피로하다. 특히 일하면서도 자주 쓰게 되는 포털에서. 떼 지어 달려드는 듯한 추천기사들이. 많이 거슬린다. 굳이 다 알 필요가 없는데, 클릭해 보라고 유혹하는데. 보고 싶지 않다. 그런데 궁금하다.


브런치는. 그래서인지 죄책감을 좀 덜어내는 공간이다. 인터넷 독서 공간처럼 느껴지는데. 나와 비슷한 고민들에 공감하고, 위로받는다.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공부와 경험들을 정리한 글들을 보게 된다.  


내가 브런치를 시작했던 것은 쓰지 않을 수 없어서였다. 또 쓰는 감각을 놓고 싶지 않아서였다. 써야만 안정감을 느꼈다. 그러면서 남들이 공을 들여 내놓은 옥고들, 고민의 흔적들을 보며 읽는 즐거움도 함께 얻고 있다.


우리는 각자 쓰는 본능을, 좋은 글에 반응하는 본능을, 깊이 있게 사유하고 싶은 본능을 찾아가고 있는 것일 터.


오늘도 포털의 노예로 종일 클릭하다 끊고, 클릭하다 끊고, .. 하다가 브런치에 와서 안정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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