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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Oct 09. 2024

불공정 알레르기...스테파 방송에 부쳐

세상담론(3)

음.. 그래. 대개는 일찍 잠드는 내가. 어제는 일찍 잘 수가 없었다. 오늘이 휴일이라서라기보다. 스테이지 파이터(스테파)를 봐야만 했다.!!.. (사실 좀 보다가 잠들려 했는데... 멈출 수가 없었다!)


딱히. 나는 tv 시청을 좋아한다거나, 엄청 트렌디하거나 활동적인 사람이 아니거늘. Mnet 스우파, 스맨파 ..시리즈는 챙겨보게 됐다. 아무래도 요가를 하다 보니. 몸을 쓴다는 것에 관심이 도 하고. 춤은 내가 동경하는데 잘할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고. 물밑에서 엄청 고생하다가. 비로소 수면 위로. 스타로 탄생하는 드라마틱한 모습에 응원을 보내고 싶기도 했다. 댄서는, 가수를 돋보이게 하는 그런 업군. 정도로 이해하다가. 그들 자체의 매력과 예술성, 노력, 집중력.. 같은 것들에 빠져들었던 거 같다.


그런데, 이번 시즌은 '무용'을 주제로.. 국무용, 발레, 현대무용(아.. 한국무용부터 쓰게 된다.) 스테이지 파이터.. 를 한다는 건. 참.. 역대급이었다. '무용', 혹은 '무용수'라고 지칭하는 단어들이 일상에 익숙하지 않았구나.. 를 새삼 깨달았고. 예술의 영역, 극의 영역, 그런데 우리가 대중적으로 소비하지 않고 있던 영역의 재발견이었다. 엠넷은 정말 능력이 있다. 이런 프로그램을 내놓다니. 그렇게 피지컬이나 예술성에서 뛰어난 직업군을, 당연히 너무 매력적인 사람들인데, 우리는, 대개는 모르고 있었던 거다. (아마도 처음부터 상업적으로 길러지는 아이돌과는 루트가 달라서겠지..)

 

무용, 혹은 무용수.. 들의 등장은 아름다웠고 충격이었다.!!..

첫 라운드는 무려 '피지컬&테크닉' 오디션이었는데.. 몸을 저렇게 만들고 저렇게 쓰기 위해서 보이지 않는 거의 매일의 노력이 어땠을까에. 경이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일단 발레와 현대무용을 제쳐두고.... 사람들이 대개는 가장 낡은 것, 지루한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던 한국무용이!.. 다른 장르를 압도하는 걸 목도하게 됐다. 그것도 첫 회부터. 유튜브 선공개부터. 대체 한국무용계에 그간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미루어 짐작컨대. 그 전통을 이어가며, 현재에 적응하기 위해, 참 많은 천재적 인재들이, 참 많은 노력을 하며 거듭났구나 싶었다. 최호종 기무간 김시원 김종철 김규년 박준우 김효준.... 등등.. 한국 무용은 정말 어느 한 명을 뺄 수 없을 정도로. 전체 참가자들이. 존재감 그 자체다..


3화는 특히나. 한 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는데. 스우파, 스맨파 때처럼. 주역(메인)에 서기 위해 계급결정전을 거쳤고. 주역에도 무려 메인 주역, 서브주역. 세컨드에도 인 조, 서브 조이 생겼다.. 엄청난 몰입감에. 무용수들의 면면에 감탄하다가... 몰입감을 깬 것이 결국 방송국. 님(놈)..들이었다. 서브 주역보다 메인 조이 더 보이고, 서브 조보다 언더계급 군무가 더 보였던 것. (댓글도 내 생각과 다르지 않아서 이렇게 쓰고 있다.)


한국무용의 아름다움, 트렌디함(김주원 님 "한국무용 트렌드가 엄청나네요"라는 말에 정말 공감했다)을 이렇게 발견하게 해 준 고마운 방송이. 하.. 편집이나 구성에서 이렇게 실망감을 주다니. 사실 메인 조김시원 박준우 님 보이는 것도 좋고. 언더 계급에서도 얼마든지 훌륭한 역할을 하는 인재들(최종인, 백상하 님 등)을 발굴한 것.. 성장하는 드라마(김상길 님..).. 이것저것 다 좋은데. 주역인데 조역보다 안 보이고, 조인데 언더보다 안 보이고.. 철저하게 계급사회..라 표명하며. 매라운드마다 경쟁하고 평가하고 했던 프로그램 취지에 맞나 싶었다.


프로페셔널 방송국 님(놈)들이. 당연히 흡입력 있게 편집했을 거라 생각하지만. 불편한 마음이 여전히 가시지 않는다. 최호 님 김종철 님이.. 따로 주역답게 메인으로 서는 장면이 있었더라면. 서브조이지만 퍼스트 못지않았던(였던) 김효준 김규년 님 등이.. 보이는 장면이 있었더라면. 이렇게 아쉬울 수 있을까 싶다. 하긴 .. 메인 필름에 카메라까지 등장했다가 재방 편집에서 빼는 정도의 업무량이라면... 스테파 스텝들은 세 장르를 다 소화하느라. 촬영 지옥, 편집 지옥에 빠진 건지도 모르겠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현대무용은. 댄스 필름 퍼스트 결정전조차 방송에선 생략됐다. 유튜브로 보면 된다지만..)


그냥 이 대목에서 새삼 또 느낀 것은, 나는 소외된 당사자가 아닌데도. 불편함을 크게 느낀 것.  방송을 재밌게 보고도 내내 찜찜한 것이..  나는 참.. 예민. 특히 불공정에 대해선 남의 일인데도 예민하기 그지없구나 싶었다. 그게 이 파이터.. 시리즈가 '우리는 실력으로 공정하게 평가해','노력에는 걸맞 결과가 나온다' 같은, 당연한 명제들을 실현시켜 주었기에. 그 기대감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프로 방송러들께서 저런 멋진 기획과 섭외를 하셨으니..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무용수들을 셀러브리티.. 로 (이미 벌써, 방송 초반에!) 만드셨으니.. 계속 좋은 프로그램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 한 길을 꾸준히 파온 예술가의 내공인지 모르겠으나.. 출연자들 너무 멋있다. 특히 최호종 님 . 실력은 진즉 넘사벽인데. 도인같은데 당당하고 선하고, 흔들림 없고.. 여유가 넘치는.. 그 인생관을 너무 배우고 싶다. 다른 한국 무용수님들도. 방송에선 '꽃선비'라 칭하던데. 외모뿐 아니라.. 피지컬도 실력도 표현력도 감동이 아닐 수 없다. 가장 어려운 종님 안무를, 전체 퀄리티를 위해 경쟁할 안무로 선택한 것조차..한국 무용수님들의 정서가, 판단이, 멋지지 않을 수가 없다. 그게 디스로 초반 관심을 확 끌려했던 스우파, 스맨파와도 다른 점이 아닐까 싶다. 스테파는 계속 이렇게 착하게, 편집하고 여러 사람의 드라마를 두루 담아주셨으면. 그러면서도 실력은 실력대로, (당연히 '냉정한 계급전쟁'을 표방했으니.) 걸맞은 자리에 앉는 모습을 보여 주셨으면 하는 것이.. 시청자의 바람입니다.


**발레, 현대무용수도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 길어져서..오늘은 한국무용에 대해서만 적었습니다.  응원합니다. 부디 꾸준히 성장하시고 주목받으시길. 그리고 이들의 노력이 찬란하게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좋은 프로그램 만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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