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인력이 국력이다
Adam Smith는 국부론에서 개개인이 국가나 권력 집단의 간섭이나 규제를 최대한 받지 않고 자유롭게 경쟁하며 각자의 이익에 따라 산업 활동을 하는 것이 국가의 부를 증진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실제로 영국과 유럽 그리고 미국이 Adam Smith가 "보이지 않는 손" 이라고도 이야기한 자유경쟁시장 시스템을 구축하여 경제적인 강대국으로 성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Adam Smith가 18세기에 주장한 자유경쟁시장 체제는 이제 더 이상 미국과 서방국가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아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이 자본주의와 자유경쟁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자본주의와 자유경제시장 시스템 안에서 눈부신 경제적 성장을 이루어냈으며 전 세계에서 7번째 경제 강대국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공산국가인 중국도 경제는 자본주의로 변화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엄청난 경제 성장을 이루어 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국가들이, 심지어 공산 국가들도 자유경쟁시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자유경쟁시장 시스템만으로는 국가 간의 경쟁에서 우의를 가질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18세기 국부론은 모두가 하고 있기 때문에 18세기에서 21세기로 업그레이드된 국부론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강국입니다. 지금도 우리나라 경제는 제조업 기반의 경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코스피(KOSPI)의 15~20%를 차지하는 기업인 삼성전자의 수익의 많은 부분이 반도체를 비롯한 제조산업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SK 하이닉스, 현대 자동차, LG 전자 등 많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전 세계적으로 강한 제조업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제조업 경쟁력은 점점 다른 국가들에게 추격당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특히 중국이 낮은 노동 비용과 발전하고 있는 기술력으로 우리나라를 빠르게 따라잡고 있으며,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이 10년 안에 중국이 우리 나라의 제조업 역량을 추월할 거라고 예상합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일본의 제조업 기업들을 추월한 것처럼 말입니다.
미국도 예전에는 제조업 기반 경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높은 노동 비용으로 인해 많은 공장들이 한국과 대만 그리고 현재는 중국 등으로 넘어 간지 오래입니다. 지금은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미국을 이끌어 나가는 기업들은 전부 소프트웨어 기반의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입니다. 그 외에도 많은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있으며 그들은 미국에 막대한 부를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제조업 기반 경제에서 고부가가치 기반 경제로 잘 넘어갈 수 있었을까요?
미국이 제조업 기반의 경제에서 고부가가치 기반의 경제로 smooth 하게 transition 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핵심 요인중 하나는 풍부한 개발자 인력이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미국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분야의 초강국입니다. 개발자 친화적 문화가 잘 정착되어 있는 도시들이 많으며 대우가 굉장히 좋습니다. 그리고 개발자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기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개발자들의 유토피아 같은 이미지를 가지게 되고,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이 개발자를 직업으로 삼게되며 또한 전 세계에서 실력 좋은 개발자들이 많이 모이게 됩니다. 우리나라에도 미국에서 일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개발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개발자 인력이 풍부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가끔 비개발자 CEO나 창업자 분들이 하시는 오해가 있습니다. 바로 개발자 1-2명이면 본인들이 원하는 서비스나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착각하시는 점입니다.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아주 소규모 시스템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서비스나 시스템을 구현하고 운영하기 위해서 생각보다 많은 개발 인력을 필요로 합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 브라우저 크롬을 만드는 개발자는 1000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구글 크롬 정도의 규모가 아니더라도 웬만한 스타트업의 서비스도 다수의 개발자들이 구현을 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필요한 개발 인력을 잘 채용할 수 있는 여부가 기업들에게 굉장히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을 바꾸어놓을 아이디어도 구현을 하지 못하면 무의미합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현해줄 개발자들을 제때 채용하지 못해서 사업 진행이 늦어지면 하루가 급할 수밖에 없는 스타트업에게 굉장히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라고 하는 요즘 개발 인력을 필수로 하는 기업들이 많을 수밖에 없으므로, 기업이 필요할 때에 적합한 개발 인력을 쉽게 잘 구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진 국가에서 성공한 기업들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즉, 풍부한 개발 인력이 국가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앞서 이미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개발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많은 개발 인력을 얻게 되었을까요? 일단 첫번째는, 좋은 교육 시스템을 제공하는 공대(engineering school)가 많이 있다는 점이 이유가 될 수 있을것입니다. 하지만 대학교에서 배출되는 개발자들만으로는 넘쳐나는 개발자 직군의 수요를 채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미국에는 공대 외에도 많은 코딩 부트캠프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비전공자들도 코딩 부트캠프를 통해서 코딩을 배우고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하는 것이 일반화되었으며 (미국 전역에 이미 대략 80개 이상의 코딩 부트캠프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코딩 부트캠프를 통해서도 실력 좋은 개발자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실력 좋은 개발자들이 업무 환경과 대우가 좋은 기업들을 찾아 모이다보니, 미국 내에서 공대와 코딩 부트캠프를 통해서 배출되는 개발 인력과 외부에서 유입되는 개발 인력을 통해 풍부한 개발 인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미국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 많은 국가 들이 앞다투어 개발자 양성에 투자하고 전 세계 개발 인재들을 유치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개발 직군은 국가의 문화나 언어, 심지어는 공간과 시간에도 크게 제한 받지 않고 업무를 할 수 있는 직군 입니다. 즉, 개발 직군은 다른 직군 보다 해외에 나가서 일을 하거나 외국 기업에 채용 되기가 훨씬 용이합니다. 그러므로 개발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들을 가지는 것이 국가에게 굉장히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을 것입니다. 외국의 인재들을 유치하지 못할 망정 국내의 인재들마저 해외로 유출된다면 국가로서의 경쟁력을 잃고 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내의 인재들을 유지하면서 해외의 인재들도 유치를 하기 위해서는 개발자 친화적인 문화가 사회와 기업에 잘 정착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개발자들은 기본적으로 자유롭게 일하고 토론할 수 있는 수평적 구조의 업무 환경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한 업무 환경에서 더 효과적으로 생산성 있게 일할 수 있습니다. “사원”, “대리”, 등등의 직군이 명확하게 나뉘어 있는 상하구조의 업무 환경에서는 일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또한 개발자는 좋은 대우를 받고 싶어 합니다. 이는 모든 직군이 마찬가지 이겠지만, 개발자는 더더욱 명확히 드러납니다. 특히 자신의 실력에 준하는 대우와 인정을 받고 싶어 합니다. 국내에서도 개발 직군들은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는 기업들이 많이 있고 외국으로 눈을 돌리면 더더욱 많기 때문입니다. 간혹 아직도 성과나 맡은 일의 중요성에 따라 연봉과 대우가 정해지지 않고 단순히 연차에 따라 연봉과 대우가 정해지는 보수적인 기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한 기업은 개발자들이 매력적이라고 느끼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좋아합니다. 많은 개발자들에게 코딩은 단순 일이 아니라 자신이 열정을 가지고 재밌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과 성장하면서 자신도 성장할 수 있는 기업, 자신이 좋아하고 재밌어하는 도전적인 일들을 많이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기업들을 좋아합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1세기 국부론 - 개발인력이 국가의 경쟁력이고 국가의 부 가된다 라는 주장이 거창하게 들릴 수 도 있지만 저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발인력 풀의 확보는 국가의 경쟁력에서 이미 중요한 부분이 되었고 앞으로 그 중요성은 더더욱 커질 것입니다. Wecode를 운영하면서 저희 수강생들에게 개발자로서의 역량뿐만이 아니라 개발자가 가져야 하는 마인드셋과 문화도 가르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문화와 마인드셋을 가진 좋은 개발자들을 많이 양성해서 우리나라에 좋은 개발 문화가 장착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