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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manf Jan 10. 2024

88.  깨진 바가지에 담긴 샘물을 이해하기까지

박영선 목사님 설교 말씀을 듣고

 사울과 다윗왕의 차이는 극명하다.

사울은 준비되지 않은 자가 왕이 되어 권력을 잡았기에 무섭게 사람을 죽이는 자기 멋대로의 세상의 왕이 되었고 다윗은 왕으로 기름 부어진 이후, 바로 임명되지 않고 13년 동안 쫓기며 왕이 되기 위한 훈련, 준비 과정을 거쳐 하나님을 따르는 왕이 되었다.

사울은 준비되지 않은 채, 권력을 잡고 마구 휘두른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죽이고 싶으면 죽이고 화나면 위협하고 사무엘을 통한 하나님의 명령도 어기고 순종보다 자기의 의로 예배를 드리고 싶어 한다. 말 그대로 제 멋대로다.

반면 다윗은 사울을 죽이고 싶어도 하나님이 정하신 왕이라고 몇 번을 참고, 대적해 싸워 이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망만 다닌다. 시편을 보면 정말 억울한 마음이 많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지 못해 울부짖는 다윗을 볼 수 있다.


구원을 받은 자들이 아무런 준비 없이 하나님의 아들 권세를 받고 권력을 누리려고만 생각한다면 사울처럼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고 말하는 다른 사람에게 권력 군림하는 기독교인이 될 수도 있다.

권세, 권력을 받았다는 것은 책임의 중함 때문에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자리에 맞는 준비와 훈련이 필요하다. 구원을 받고 주님이 사람들을 바로 데려가시지 않고 세상 속에서 살게 하신 이유인지도 모른다. 훈련을 시켜 하나님의 권세에 맞는 천국 시민으로 빚어가시는 것이다.

천국 입성 전에, 다윗 왕을 만들었듯 천국 시민에 맞는 자격을 갖추기 위해 우리는 시험을 기꺼이 받고 훈련을 받아야 한다.

그 자격이란 세상 기준과 완전히 반대다.

세상 눈에는 흠점 없는 잘 다듬어진 바가지가 좋은 왕의 조건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이든 담아낼 수 있는 완벽한 튼튼한 바가지가 최고의 조건이라 생각한다.

세상서 말하는 스펙이 넘쳐난 출중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 아니라 이리저리 깨지고 조롱당하고 욕도 먹고 수치를 당하면서도 세상의 방법대로 경쟁에서 싸우지 않고 쫓아오면 도망가고 때리면 맞고 세상 눈으로 보면 실패자 같고 지는 것 같은 그런 사람이 하나님 눈에 자격 갖춘 사람이다.

다 깨져서 세상적으로 봤을 때는 쓸모없는 것처럼 보이는 이 바가지에 예수님이 담긴다. 오직 예수님만 담길 수 있는 이 바가지가 천국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자다.

그것을 알 때까지 구원을 받은 신자들은 이 세상에서 자기를 부수는 일을 마다하지 말고 고난을 축복으로 여기고 감사하고 기뻐하라 말씀하신다.

세상의 가치로는 이해가 잘 되지 않는 어려운 부분이다.

다윗은 세상의 능력으로 반듯한 바가지로 자기의 의를 담는 게 아니라 깨진 바가지로  예수님만 담고 순종한다. 물론 그런 그도 밧세바라는 죄는 짓는다. 하지만 밧세바를 가질 때는 자기가 죄짓는 일임을 인식도 못한 채 그녀의 남편을 죽음에까지 몰고 간다. 선지자가 이야기를 빗대어 말할 때, 그런 놈은 당장 벌줘야 한다고 말하는 구절에서 그가 자기가 저지른 죄를 인지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그 사람이 당신입니다. “하는 선지자의 말에 다윗왕이 자기 죄를 깨달았을 때, 그는 변명하고 도망가지 않는다. “제가 왕이니 제 맘대로도 좀 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 교만 따위도 부리지 않는다.

 주님께 납작 엎드려 죄를 회개하고 자기를 버리지 말라고 끝까지 매달린다. 그리고 밧세바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의 죽음도 주님의 뜻대로 완전히 순종하는 모습을 보이며 회개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가 잠깐 세상에 눈 돌려 죄를 짓지만 곧 자기의 죄를 통해 자기는 깨진 존재란 것을 기억하고 예수님이 온전히 자기 안에 담겨야 함을 안다.

그래서 다윗이 성도들에게 위대하고 하나님께 사랑받는, 천국에 합당한 자가 된다.


나는 이 사실을 인식은 하면서도 ‘깨진 바구니가 어떻게 쓸모가 있다?’싶어 깨진 채로 있는 것이 불안해 무엇이든 하고 싶고 깨지는 상황이면 두렵고 아프고 힘들다.

하지만 내 바가지가 다 깨져 쓸모없어 아무것도 담을 수 없다 인식할 때, 예수님이 온전히 담기신다. 그리고 나는 천국 시민으로서의 자격을 그때서야 완전히 갖출 수 있게 된다.

구원을 받은 후에는 이제 산산이 부서지고 붙일 생각 따위도 못할 정도로 깨져야 한다. 그래서 온전히 예수님만 담겨야 한다. 내 생각대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생각대로 이야기하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 하고 싶은 대로 해야 한다. 나는 없고 주님만 남아야 한다.  나는 아직 자격을 갖추지 못했기에, 훈련받기 위해 내가 이 땅에 사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좀 더 적극적으로 깨지자. 내가 더 많이 억울한 일 앞에서도 하고 싶은 대로 하지 않고 삼키고 참아내자. 때리면 맞고 또 때리려고 하면 다른 쪽도 내주고 원수를 갚지 말자.

조금 더 예수님이 하신 말씀들이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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