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정리를 하다 낡은 노트를 하나 발견했다.
하늘빛 표지가 바랜 노트였다.
조심스레 첫 페이지를 펼쳤다.
첫 문장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 작고 소중한 윤우를 만난 날, 그날은 세상에서 가장 기쁜 날이자 가장 슬픈 날이었다.
'어? 내 이름이잖아. 엄마가 쓴 글인 걸까?'
조심스럽게 다음 페이지를 넘겼다.
- 긴급하게 제왕절개 수술을 마치고 회복실에서 나는 심한 기침을 뱉어 내며 직전에 마친 수술 부위를 움켜 잡고 있었다. 나의 영혼마저 앗아갈 듯한 심한 기침은 멈출 줄 모르고 내 호흡마저 뺏어갈 것만 같았다. 너무 괴로워 침대 난간을 붙잡고 견뎌내야만 했다. 그리고 나는 큰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다.
'엄마의 글이 맞는 것 같아. 나를 낳고 엄마에게 무슨 일이 생겼던 게 분명하구나.'
다른 페이지로 넘겼다.
- 갑자기 울음을 터뜨린 이유를 알지 못해 나는 핸드폰을 들었고 산후관리사 선생님에게 긴급히 전화를 걸어 간신히 윤우의 울음을 달랠 수 있었다.... 엄마가 처음이라 윤우의 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해 미안해.
- 윤우는 좁은 엄마의 품이 불편한지 나에게 안길 때면 자주 울곤 했다.... 미안해 윤우야.
-... 많이 사랑해 윤우야.
말 못 하던 시절, 엄마는 내게 미안하다는 말을 참 많이도 했구나.
그리고 그때도 지금도 엄마는 나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빠짐없이 남기고 있었다.
엄마는 나를 힘들게 낳고, 애써 길러 주었음을 나는 이 일기장을 통해 처음 알았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 읽고 나는 한참을 그 자리에서 멈춰 서 있었다.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리며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감정이 솟구쳤다.